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우리 대학은 재단전입금이 전국 대학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의 후원으로 올해 예산기준 재단전입금이 약 8백억 원에 달해 학교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2위와 3위인 사립대학들의 재단전입금이 약 3백억 원과 2백30억 원인 것에 비교해 봐도 상당히 많은 금액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우리 대학의 수익용 기본재산 현황은 이러한 긍정적 측면을 무색하게 한다.

수익용 기본재산은 학교법인이 대학의 운영경비를 충당하기 위해 수익 발생을 목적으로 운영하는 재산으로 토지, 건물, 유가증권, 신탁예금, 수익사업체 등으로 구성된다. <대학설립ㆍ운영 규정>에 따르면, 학교법인은 수익용 기본재산 총액의 3.5% 이상에 해당하는 연간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재산을 보유해야 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소득의 80% 이상을 대학운영에 필요한 경비로 충당해야 한다.

우리 대학의 지난해 수익용 기본재산은 관련 법규에서 요구하는 확보기준액인 2천6백억여 원에 크게 못 미치는 1백4억여 원이다. 이는 법정확보기준액의 약 4%를 확보한 것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전국 대학 평균 확보율 45%의 10분의 1일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열약하다.(본지 3월 29일자 관련기사 참조)

미국 하버드대학교의 경우를 보면, 대학의 수월성이 수익용 기본재산과 비례함을 알 수 있다. 하버드대학은 전세계에서 두 번째로 부유한 비영리기관이라고 알려져 있다. 첫 번째는 로마교황청이라고 하니, 재정여건에선 비교할 대학이 없는 하버드대학의 수익용 기본재산은 2009년도 기준으로 260억불, 한화로 약 32조원이다. 하버드는 하버드경영회사(HMC)라는 법인을 만들어 전문가들이 이 재산을 운용하여 수익을 창출하도록 하고 있다. 2008년에 시작된 금융위기사태 때문에 상당한 투자 손실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에 HMC는 수익용 기본재산의 수익금으로 17억불, 한화로 약 2조원을 하버드대학 회계에 입금했다. 이는 하버드의 작년 총 예산의 3분의 1을 조금 넘는 금액이다.

하버드의 경우가 우리 현실과 거리가 너무 먼 예라면, 코카콜라가 재정적 후원을 하는 미국 남부의 명문 에모리대학교의 경우를 우리 대학에서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에모리는 코카콜라라는 세계적 기업의 전폭적인 후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의 안정적인 운영과 지속적인 발전을 위하여 약 50억불, 한화로 6조 원가량의 수익용 기본재산을 확보하고 있다.

수익용 기본재산의 확보는 대학의 재정구조를 안정화해 장기적 발전을 보장하고, 등록금 의존율을 낮추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비전2020을 통해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는 우리 대학은 수익용 기본재산의 확보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더불어 △기술지주회사의 설립 △특화된 교육수익사업 개발 △예산집행의 효율화 △재단전입금의 증액 등 다양한 방안을 통해 학교의 재산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가야 한다. 세계적인 명문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서 이 일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대 현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