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조은혜 기자 (amy0636@skku.edu)
오랜만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성대신문사는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조사는 일반 학우가 아닌 ‘성대신문’이라는 이름 아래 학우들을 만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이기도 하다. 트위터와 미투데이 운영으로 첨단의 시대를 따라가려 했으나 우리는 아직 직접 설문지를 인쇄하고 발품을 팔며 이리저리 ‘설문지 작성 해주세요. 부디’라고 외치는 일 외에 다른 방식을 택해본 적이 없다. 전에 없이 이번 설문조사 때는 직접 대면하면서 하는 방식에 크나큰 회의를 느꼈다.

우울증, 자살은 드러내기 쉽지 않은 부분이다. 특히 생전 본 적도 없는데 설문지부터 들이미는 사람에게는. 생각해보라.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나는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라는 질문에 ‘있다’라는 답변을 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특히 옆에 있는 친구 여럿과 함께 설문지를 작성하면서 ‘나는 우울하고 슬프다’라는 물음에 ‘항상’이라는 대답을 할 수 있는 대담한 학우가 있을까.

이번 기획을 준비하면서 정말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었다. 어른들이 신경쓰지 않는 우리 대학생의 마음을 드러낼 수 있는 기사를 쓰고 싶었고, 준비도 열심히 했다. 그 때까지도 눈치 채지 못했다. 설문조사지를 하나하나 분석하면서 나 역시 차근히 설문지 질문에 답을 해봤다. 그리고 알았다. 마음 속에 있는 답과 주변 사람들에게 말할 수 있는 답이 확연히 다를 수 있음을.

이제 우리에게는 새로운 과제가 하나 부여됐다. 좀 더 사람들의 솔직한 마음을 알 수 있는 설문조사 방식 선택해 기사를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4면에 위치한 설문조사 작성기사가 완벽한 신빙성을 가진다고 절대 단언하지 않겠다. 다만 이 자리를 빌어 말하고 싶다. 미안합니다. 그대의 마음을 일찍 알아 차리지 못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