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하키 동아리 킹고립스

기자명 김현지 기자 (neungson@skku.edu)

“경기를 한 번 관람하면 빠지게 될 거에요. 게다가 장비까지 갖추게 되면 더욱 그만 둘 수 없게 돼요”, “경기장은 분명히 추운 곳인데 뛰다보면 어느새 몸에서 김이 날 정도로 땀이 나요”. 오랜 꽃샘추위가 지나고 따사로운 햇살이 반갑게 비치던 날, 봄이 왔음에도 여전히 얼음 위에서 운동을 즐기는 우리 학교 유일의 아이스하키 동아리 ‘킹고립스(Kingo Leafs)’를 만났다.

킹고립스라는 이름은 우리 학교를 상징하는 은행(Kingo)과 캐나다 최고의 아이스하키팀인 ‘메이플 립스’에서 따온 것이다. 이들의 활동은 대학 내 아이스하키팀이 고려대, 연세대를 비롯해 5곳밖에 없는 현재 상황에 비춰봤을 때 큰 의의를 가진다. 타대의 경우 대학 내 프로팀이 존재하고 그 기반 하에 동아리가 파생돼 나온다. 하지만 우리 학교처럼 프로팀이 없는 곳에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아이스하키팀을 구성한 것은 이전에는 없던 사례다.

킹고립스는 지난해 10월, 평소 동호회에서 아이스하키를 즐기던 학우 2명이 아이스하키의 즐거움을 나누기 위해 운동을 좋아하는 주변 사람들을 모으면서 창설됐다. 일반 동아리와는 달리 절반이 재학생, 나머지 절반이 졸업생과 교직원으로 구성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때문에 연령대가 다양한데 나이 차가 많이 나는 회원들과도 형, 동생이라 부르며 편하게 지낸다. 이들은 매주 토요일 아침 수원 탑동 아이스링크에 모여 2시간씩 연습을 한다. 아직은 따로 코치가 없는 상황이라 아이스하키 경력 5년인 학우 한 명이 다른 회원들에게 기본적인 것을 가르쳐주는 방식으로 연습이 진행된다.

아이스하키는 도중에 경기가 자주 중단되는 다른 스포츠와는 달리 경기하는 동안 쉴 새 없이 스케이트를 타며 퍽(경기에 쓰이는 공)을 쫓기 때문에 운동량이 굉장히 크다. “사실 2분만 뛰어도 숨이 찰 정도지만 추운 아이스링크장에서 땀을 내며 운동할 때의 쾌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이 송병준(시스템05) 학우가 말하는 아이스하키의 매력이다.

여느 동아리들과 마찬가지로 킹고립스도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는다. 학교에 시설이 없어 캠퍼스 근처 아이스링크를 빌려 사용하는데 대관료가 만만치 않다. 중앙동아리로 승격돼 학교에서 지원을 받거나 열성적인 신입부원들이 많이 가입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지만 아이스하키에 대한 편견으로 인해 신입부원 모집이 쉽지만은 않다. 올봄 직접 현수막도 걸고 열심히 홍보를 했지만 새내기 회원들이 들어오지 않아 23살인 학우가 막내 역할을 하고 있다. 회장인 이진형(스포츠06) 학우는 “아이스하키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보니 비용이 많이 드는 스포츠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다른 스포츠들과 크게 다르지 않으니 학우들이 아이스하키를 어렵게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의 목표는 차차 연습시간을 늘리고 실력을 쌓아 타대 아이스하키팀과 대등하게 경기하는 것이다. 또한 동아리 규모를 늘리고 지속적으로 활동해 현재 우리 학교 미식축구 동아리처럼 유서 깊은 동아리가 되기를 희망한다. 동아리가 어떤 식으로 발전하길 바라냐는 질문에 송 학우는 “나중에 경제적 능력이 생기면 재정적 지원도 아끼지 않아서 20학번, 30학번들이 입학할 때쯤에는 캠퍼스에 아이스링크를 마련해 후배들과 함께할 수 있는 동아리가 되고 싶다”며 활동이 오래도록 지속되길 바라는 마음을 비쳤다.

평생을 함께할 친구로 아이스하키를 만난 킹고립스. 30년 후 텔레비전에서 ‘최고령 아이스하키 모임’으로 소개될 건강한 그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사진 : 유오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