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주축의 유권자연대 출범... 적극적 투표권 행사 독려해

기자명 조은혜 기자 (amy0636@skku.edu)

6.2동시지방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그러나 사회가 바라보는 20대의 정치의식은 여전히 차갑기만 하다. 이는 다수의 20대들이 정치적 무관심을 겪으면서 직접적으로 투표권을 행사하려는 노력이 저조한데에서 기인한다. 또한 그간 연륜 있는 기성세대와의 경쟁 속에서 실질적으로 정계 진출에 제약을 받기 때문에 20대가 피선거권을 행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올해 ‘2U(이유)’를 비롯한 다양한 대학생 유권자연대의 출범과 20대 후보의 출마선언으로 2010년 지방 선거에 새바람이 일고 있다.

지난 달 30일, 여의도 공원에는 대학생유권자연대 ‘2U’가 주관한 4.30 대학생 정치참여권리선언에 참석하기 위해 다수의 대학교 및 대학생단체가 모였다. ‘6.2 대학생 투표혁명’이라고 쓰인 초록색 팻말이 일렁이는 가운데 “대학생의 투표로 세상을 바꾸자”는 구호가 이곳 저곳에서 울려퍼졌다. 단순히 투쟁을 외치고자한 폭력적인 시위가 아니였다. 20대 이야기를 주제로 한 연극과 꿈을 향한 노래를 함께 부르며, 모여든 이들 모두 정치참여를 위한 다짐을 더해갔다. 4.30 대학생 정치참여권리선언에 참여한 대학생 다함께 활동가 정선영 씨는 “학생들이 겪고 있는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가 직접 정치에 나서는 것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선언과 구호는 20대를 대표해 20대 정치참여이야기를 전하고 있었다.

다방면에서 드러난 원인

2006년 기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대 투표율은 33.9%에 그쳐 △60세 이상 70.9% △40대 55.4% △30대 41.3%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치를 보였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지방선거마다 20대의 투표율은 대부분 마지막을 차지했다.

 

이같이 20대에 있어서 두드러지게 낮은 투표율을 보이는 이유 중 하나는 후보들의 공약 중 대학생 및 20대를 위한 이야기가 없다는 것이다. 설사 있다고 하더라도 공약이 실현되는 경우가 적고 현실적이지 않아 공감을 얻지 못한 채 사라지곤 한다. 이에 김응섭(부산대10) 씨는 “대학생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주체가 없으니 대학생 투표율도 저조해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한 20대 자체에서도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계속되는 취업난과 경쟁에 더해 개인주의까지 만연하게 되면서 공동체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다. 이에 관해 ‘2U’의 상임대표 손한민 씨는 “세대 특성상 개별적인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아 공동체 일을 하는데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더불어 김응석(부산대10) 씨는 “부모님 세대는 독재정치를 겪으며 정치참여를 통해 자유를 쟁취하곤 했지만, 우리 세대는 그런 경험이 없어 정치참여 통해 이룰 수 있는 일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며 시대적인 상황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음을 설명했다. 손 상임대표 역시 “현재 20대는 자신의 손으로 무언가를 얻어본 역사가 없다”며 “때문에 정치참여가 상황을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정치참여위한 희망의 울림
이 같은 상황에서 ‘2U’의 출현은 상당한 의의를 지닌다. ‘2U’는 다른 누군가의 힘이 아닌 20대 주체로 정치참여의 필요성에 공감해 자발적인 연대를 이룬 조직이다. 현재는 함께 하고 있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시민주권 학생위원회’와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이하:한대련)’이라는 다른 선상에 놓여있었다. 이에 대해 손 상임대표는 “6.2일 선거가 다가오면서 대학생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고 20대 투표율 저조가 문제라고 생각했다”며 ‘2U’의 만들게된 계기를 밝혔다. 이 후 각 대학교의 총학생회 및 한대련과의 합의를 통해 20대 정치참여를 위한 활동을 시작했고, 지난 4월 11일 정식 출범해 현재는 30여개 이상의 단체가 함께하고 있다. 이에 관해 손 상임대표는 “운동권이든지 비운동권이든지 관계없이 연대를 이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럼에도 결집이 잘 이뤄지지 않은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2U’는 활동의 일환으로 지방선거를 대비해 각 정당에 대학생 요구안을 제출했다.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 전면 개정 △청년고용할당제 도입 △지방정부 장학금 확대 사업 △학내 부재자 투표소 설치기준 완화 등의 내용으로서 한대련 정책 연구 초안과 대학생여론조사를 통해 작성된 요구안이다. 실제로 30일 대학생 정치참여권리선언에는 일부 정당의 의원들이 직접 참여해 ‘2U’의 요구안에 대한 개괄적인 정당의 입장을 밝히는 자리가 마련됐다.

발족한지 얼마 되지 않아 ‘2U’의 활동은 아직 활발하지 않다. 하지만 지난 1일부터 시작한 부재자 투표소 설치 운동에 이어 매 주말마다 투표율 증가를 위한 대대적인 캠페인을 계획 중이다. 또한 투표하겠다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콘서트도 마련할 예정이다. 손 상임대표는 “우리의 활동이 한 번에 모든 것을 바꿀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6.2일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20대의 정치참여가 점차 늘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이 조금씩 이어나가고 있는 활동이 대학생 전반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다만 ‘2U’와 사회동향연구소와 함께 대학생 95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3.5%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힌 조사 결과와 각계각층에서 주목하고 있는 ‘2U’의 움직임이 20대 정치참여에 희망의 불씨를 놓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