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부족한 우리나라에 필수요소… 인프라 먼저 갖춰야

기자명 이성준 기자 (ssjj515@skku.edu)

빌 게이츠와 스티븐 잡스, 이들의 공통점은 남들이 쉽게 생각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세상에 펼쳐놨다는 점이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는 세상을 송두리째 바꿀 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이들을 세계의 창의적 인물로 만들었다. 아이디어 하나가 사람과 세상을 바꿔놓는 현대사회에서 대학생들은 어떤 활동을 펼치고 있을까.


앞서 말했듯 위에 제시된 인물들은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만으로 세계 그 누구와도 겨룰 수 있는 경쟁력을 갖게 됐다. 여기서 말하는 경쟁력은 단순히 그들의 상품으로 인해 벌어들이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뿐만이 아니다. 그동안 인간이 이루지 못했던 불가능한 일들을 가능하게 만든 아이디어는 이제 그들의 말 한 마디와 작은 생각 하나마저도 세상이 주목하게 만들었다. 즉, 이들의 생각으로 탄생한 발명품은 세계 시장뿐만 아니라 경제 및 정치 분야 등 여러 부문에서 그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두뇌운동이 가장 활발한 대학생 시기의 발명활동은 현재와 미래에서의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초석이 된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창의적인 생각, 발명이 결코 어렵지 않은 일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숙지하며 자라왔다. 하지만 실제로 발명에 대해 진지하게 인식하고 이에 뛰어드는 대학생은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의 원인으로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문제인 교육제도를 꼽는다. 일정한 목표와 틀이 갖춰진 상황에서 단순히 높은 점수만을 위해 공부하도록 만드는 현 입시교육 시스템에서는 창의력을 발휘할 기회를 갖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 급변하고 불안한 사회구조로 인해 안정적인 일자리 및 직장을 선호하다보니 위험요소가 산재한 발명분야는 자연적으로 주목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 보다 안정적으로 구직하기 위해 현재의 대학생들은 스펙 쌓기에 열중할 뿐이다. 이 같은 현 상황에 대해 한국대학 발명협회 회장 이주형 교수는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발명은 중요한 자산이다”라며 “대학생들의 창의력을 키우고 관련활동을 정부차원에서 도와줘야 한다”고 말하며 대학생들의 발명활동을 강조했다.

보다 많은 대학생들의 창의적인 발명활동을 북돋기 위해 정부를 비롯한 여러 단체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초ㆍ중ㆍ고등학생에게 활발하게 진행됐던 창의력 및 발명활동이 대학생까지 연결되지 못 한다는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학부생연구프로그램(Undergraduate Research Program, 이하:URP)을 진행하고 있다. URP는 연구수행능력이 일정수준 갖춰진 이공계 학부생을 선발해 이들이 스스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교수 및 연구원들과 함께 연구를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URP에 참가하게 되면 재정적으로 전폭 지원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연구의 관리와 평가에 참여해 완성도 높은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또한 한국대학발명협회에서는 대학생들의 지적 재산권 인식 제고를 위한 사업과 대학생 발명 행사 개최 및 지원, 대학발명의 저변 확대를 위한 제반 정책의 건의와 자문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각종 발명 관련 대회도 개최되고 있다. △특허청 △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는 ‘상상을 현실로, 아이디어를 특허로’라는 구호 아래 대학창의발명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대회에 입상한 학생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직접 발명품으로 제작할 수 있으며, 이와 더불어 특허를 받기 때문에 아이디어는 보호된다. 또한 한국공학한림원과 특허청이 주최하고 한국발명진흥원이 주관하는 2010 캠퍼스 특허전략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는 대학생들의 실용적인 특허교육을 확대해 기업이 요하는 특허부문에 강한 엔지니어를 양성하고, 대학생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산업계에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수준에서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아무리 여러 단체에서 발명을 장려하고 관련 대회를 개최한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그곳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학생들 스스로 발명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공간과 지원이 필수적으로 존재해야 한다. 일반 학부생들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그들 스스로 발명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공간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대학생들이 발명에 담을 쌓는 것은 당연한 일로 비춰지기도 한다. 대학생들이 자유롭게 발명활동을 이어가기 위한 충분한 지원이 보장됐을 때, 이들의 세계적 경쟁력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