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제작소, 모금전문가 양성 위한 교육 마련

기자명 조은혜 기자 (amy0636@skku.edu)

땡, 땡, 땡, 날이 추워질 때쯤 불우 이웃 성금 모금을 위한 종소리가 곳곳에 울려 퍼진다. 모금 하는 사람들의 구호는 복잡하지 않다. ‘불우 이웃을 도웁시다’ 혹은 ‘조금씩만 기부하세요’ 정도이다. 하지만 어느 샌가 이같은 모금의 방향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다양한 계획을 통해 모금의 목적을 정하고 사람들에게 모금을 해야할 이유를 명확히 설득시키는 이른바 전략적인 모금 활동이 시작된 것이다. 바로 여기, 희망제작소 ‘모금전문가학교’에서도 체계적인 모금전문가 양성을 위한 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일을 기점으로 모금전문가학교에서는 3번째 수료생을 배출했다. 오후 2시부터 이어진 수료식, 10주 간의 과정을 마치는 최종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처음의 목표 모금액을 달성한 곳도 있었고, 모금 요청을 모두 거절당한 곳도 있었다. 3기 수강생 민혜빈(26) 씨는 “교육을 받으며 모금의 필요성을 피부로 느끼게 됐다”며 “모금도 심리학, 대화법 등 다양한 요소가 있어야 함을 알게된 계기였다”라고 교육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지난 9일을 기점으로 모금전문가학교에서는 3번째 수료생을 배출했다. 오후 2시부터 이어진 수료식, 10주 간의 과정을 마치는 최종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처음의 목표 모금액을 달성한 곳도 있었고, 모금 요청을 모두 거절당한 곳도 있었다. 3기 수강생 민혜빈(26) 씨는 “교육을 받으며 모금의 필요성을 피부로 느끼게 됐다”며 “모금도 심리학, 대화법 등 다양한 요소가 있어야 함을 알게된 계기였다”라고 교육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체계적 모금 이루는 전문 인력 지원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모금전문가’란 단어가 생소하다. 반면 유럽, 미국 등에서 모금전문가는 협회를 갖추고 정기적인 모임을 가지며, 촉망받는 직업 중 하나로 여겨지는 등 사회에서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처음 희망제작소에서 모금전문가학교를 도입한 경위는 해외사례를 통해서이다.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인 박원순 씨는 타국의 모금전문가 형태와 모금전문가 파티 등의 사례에서 일부를 도입해 현재의 모금전문가학교를 갖추었다.

모금전문가는 기존의 모금 방법에서 탈피, 전략적인 모금을 할 수 있는 인력을 기르자는 생각에서 시작한다. 이와 관련 희망제작소 이명희 선임연구원은 “보통의 모금활동은 무조건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달라는 호소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일시적인 동정심에 의존하기 때문에 모금이 계속해서 이어지지 못한다”고 말했다. 기부자가 능동적으로 모금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에는 기존의 모금 방식이 한계를 지니는 것이다. 실제로 규모가 작은 비영리단체는 지속적인 후원을 받을 수 있는 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아 운영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단체 스스로 모금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된 직종이 바로 모금전문가이다. 

‘소통’과 ‘설득’ 중심의 교육
모금전문가학교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전략은 단연 ‘설득’이다. 기부자가 모금을 하기 위해서는 해야할 이유를 납득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 예를 들어 모금을 하는 목적이 트럭 구매를 위해서라면 트럭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해주어야 능동적인 모금 활동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때문에 3기에서는 특별히 설득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강의를 통해 소통하는 법에 초점을 둔 교육 과정이 진행됐다. 또한 익힌 강의를 실습을 통해 적용시키는 과정도 있다. 사전에 비영리 단체의 모집을 받고, 그 중 몇 단체를 선정하여 각 조별로 선정 단체를 위한 모금 활동을 하는 것이다. 실습을 하는 과정에서는 교육 강사의 조언을 지속적으로 받으며, 상황에 따라 모금 전략을 만들어 간다. 실제 3기 수강생은 AIDS 감염인 쉼터, 한국 해비타트 등이 선정됐다. 수강생 배헌엽 씨는 “기부 요청을 했을 때 정말 거절을 많이 받았다”며 “그럼에도 함께 같은 ‘가치’를 공유하며 모금 활동을 해본 일은 좋았다”고 말했다. 모금을 해야 하는 이유를 모두가 명확히 인지하고 나니 기부를 유도하기 보다 쉬워졌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과정을 마치고 수료식을 거친다고 해서 모금전문가라는 직함을 갖는 것은 아니다. 이에 대해 이 선임연구원은 “모금전문가는 단순히 스킬뿐만 아니라 단체를 위한 정성과 배려 등 다양한 요소가 필요하다”며 “사람마다 각기 다른 장점을 지니고 있기에 하나의 자격증으로 한정짓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