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로스쿨의 등장과 법학과의 폐지에 따라 많은 대학들은 새로운 제도로서 미국대학 시스템을 모방해서 자유전공학부를 도입했다. 이는 1983년 DiMaggio와 Powell이 쓴 "The Iron Cage Revisited"에서 어떤 한 두 조직에서 새로운 제도의 선택시, 그것이 성공적으로 나타날 경우, 많은 다른 조직들이 합리성에 근거해서 그것이 자신의 조직에 필요하고 적합한 제도인가를 따져보기 보다는, 남과 다르지 않기 위해서 일단 유사한 제도를 선택하여, 결국 많은 조직들이 유사한 형태를 가지게 된다는 ‘제도적 동형화(Institutional Isomorphism)’의 한 예라고 할 수 있겠다. 이렇게 채택되었고, 현재 우리 학교도 자유전공을 시행한지 1년이 지났다. 많은 동형화 사례에서 보듯이 많은 학교들이 미국의 성공적 사례라고 생각되어 도입을 결정하고, 서울대를 비롯한 몇몇 대학이 도입을 한다고 하자, 많은 다른 대학들이 이에 동조하여 도입한 자유전공 학과가 진정으로 우리 성대의 몸에 맞는 옷이 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이 필요한 시기이다. 

재미있는 현상은 미국의 자유전공제도를 도입하였지만, 실제 운영은 한국과 미국이 다르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아직 무엇을 공부할 것인가 정하지 않은 대학생들에게 많은 기초과목을 수강하여, 자신의 흥미가 무엇인지를 학생들이 알게 하고, 자신이 흥미 있는 주제를 정하고 자유롭게 학과의 경계를 넘어서 수업을 선택하여 통섭적인 지식을 습득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후 많은 학생들이 관심전공의 대학원에 진학하여 심화학습을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예로 미국 코넬의 College Scholar Program의 경우 1학년 말에 들어갈 경우, 모든 전공, 교양 필수과목들이 없고, 학교 내에서 어떤 수업이던 듣고 싶은대로 마음껏 수강할 수 있게 된다. 대신 주제를 선택하고 과련 지도교수를 선택 1년간 연구하여 논문을 써서 심사받고 제출을 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는 이러한 운영보다는 주로 행정고시와 로스쿨 준비반, 그리고 이와 같은 대학원 준비반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자유전공이지만, 관련 과목을 지정해주는 경우도 많다. 즉 같은 제도이지만 다른 것이다. 

여기서 자유전공이란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사실 입시생들과 현재 학생들, 나아가서 사회일반인들에게도 자유전공학과란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 학과인지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행정학과 반도체학과, 의예과 등은 무슨 것을 공부하는지 과의 명칭에서 나와 있는데, 자유전공이란 말 그대로 자유를 전공으로 한다는 것인지? 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것인지? 그렇다면 자유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지? 전공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정의와 학과의 목적을 명확히 하고, 이를 입시생과 학생들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자유’란 국어사전에 의하면 ‘남에게 구속을 받거나 무엇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그리고 ‘전공‘이란 ’어느 한 분야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것, 분야‘라고 한다. 어떻게 보면 자유롭게 구속받지 않고 모든 것을 한다는 것과, 어느 한 분야를 전문적으로 연구해야 한다는 것과 이질적인 단어의 조합인 것처럼 느껴져서 더더욱 사람들의 혼란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정보제공의 명확성이란 측면에서 현재의 자유전공의 명칭도 좀 더 입시생과 학생들에게 과의 목적을 쉽게 전달할 수 있도록 명칭을 변경해야겠다. 현재 3개의 목적이 혼합되어 혼란이 있고, 특히 한국의 현실상 공공인재 양성과 예비법학도의 양성이 필요하다고 하면 자유전공이 아닌 다른 명칭으로 변경하는 것이 학생들의 혼란을 가중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졸업장에 자유전공학사라고 명칭되는 것도, 시장에서 과연 이 학생이 무엇을 공부했나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없기에 문제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진정한 미국과 같은 자유로운 통섭적인 전공의 공부를 통해서 대학원진학과 학자의 양성이라면 제도적으로 이들이 모든 과목을 제한 없이 들을 수 있게 해주어야 하고, 학생들에게는 학자양성, 대학원 진학이 목적이라고 정보를 정확히 제공해주어야지 본인의 선택에 후회가 없을 것이다. 사실 현재의 자유전공에 맞는 커리큘럼의 제공과 이의 요구라는 것도 자유와 배치되는 아이러니인 것이다. 학생들 또한 진정한 자유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