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세계화·정보화의 흐름 속에 국제화가 대학의 중요한 화두 중 하나로 대두된 지 오래다. 수십 년 전 부터 국제 교류를 시작 및 확대해 온 연세대 등 소수의 대학과는 달리 다소 후발 주자인 우리 학교는 국제화의 도전에서 힘겨운 경주를 다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의 국제화는 그 자체로서 대학의 궁극적 지향점이 될 수는 없다. 학문의 다양화 및 질 높은 교육과 연구라는 대학 본연의 가치를 달성하는 하나의 수단인 것이다. 국제화와 경쟁이 오늘날 대학들의 피할 수 없는 도전이라고 할 때, 우리 학교만의 내실을 다지며 전통과 가치를 담아내는 국제화의 추진이 요구된다.

우리 학교의 국제화 노력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대내적으로 각종 국제회의에 참석을 통해 적극적으로 학교를 홍보하거나 세계적인 대학들과 컨소시엄을 형성하여 유대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국제 석학들을 초빙하여 여름 국제하계학기 (International Summer Semester)를 개설하고 있으며 약 600여명이 넘는 외국 학생들이 학교를 방문하기도 한다. 더불어 미국의 인디아나대학과 영국의 버밍엄대학과도 적극적인 교류를 추진-확대하고 있다. 대내적으로도 국제교류팀을 대외협력처에서 분리하여 ‘국제처’를 신설할 예정이다. 외국인 학생들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국제어 강의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국제화의 지속적 추진으로 국제적으로 인지도가 많이 상승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한층 더 높은 도약을 위해서는 차분한 반성과 성찰이 요구된다. 우선, 우리 학교만의 정체성과 특색을 살린 국제화에 대한 깊이 있는 점검이 필요하다. 600여년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가진 대학으로서 인문학, 특히 유학의 현대적 해석과 가치의 세계화 등 독자적 특색을 키울 필요가 있는 것이다. 우리 학교만의 고유한 자산을 특화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진정한 국제화의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뻬이징대와 공동으로 진행 될 ‘유장편찬 한-중 프로젝트’는 관심을 받을 만하며, 이에 대한 지속적 발굴과 확대가 필요하다. 다음으로, 교내의 국제어 강의 측면에서는 교육의 질과 국제어 강의 확대 사이에서 명암이 존재한다. 대다수 학생들에게 국제어 강의는 걱정과 불안을 야기하며, 가능하면 피하고 싶은 과목으로 여겨진다. 교·강사 입장에서는 전달 및 학생들의 수용 정도에 대한 우려가 깊다. 이는 강의의 질을 포함한 궁극적 교육 목표의 성취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기 마련이다. 국제화의 내실 강화 측면에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문제들이다.

국제화의 주체는 학교의 전 구성원이다. 진정한 국제화의 길은 학교 전 구성원의 적극적 참여와 협력의 토대 위에서 지속될 수 있다. 우선 확대되고 있는 국제어 강의에 대한 교육의 주체와 객체 사이에 괴리가 발생하고 있지는 않는지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 또한 늘어나는 외국인 학생들에 대한 제도적 차원뿐만 아니라 전체 학생들의 열린 마음과 세심한 배려도 필요하다. 더불어 우리 학교만의 고유한 자산과 특색을 발굴하여 국제화하는 노력에 한층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