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하는 그 순간, 디지로그의 공간 속으로 빠져든다
'몰입'하는 그 순간, 디지로그의 공간 속으로 빠져든다
  • 박하나 기자
  • 승인 2010.05.31 01:16
  • 호수 148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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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예술가 김형수씨

무대의 바닥부터 삼면의 벽까지 다양한 영상이 펼쳐진다. 무대는 영상과 만나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그 위에서 무용가가 춤을 선보인다. 무용가의 춤과 영상이 어우러진다. 미디어 예술가 김형수 씨가 연출한 미디어 퍼포먼스의 한 예다. 미디어와 예술의 만남이 새로움을 만들어낸다. 미디어 퍼포먼스의 새 영역을 개척했다는 평을 듣는 김형수 씨가 걸어온 길은 그 자체로 독보적이다. 이미 우리 생활 속 깊이 자리 잡은 미디어,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미디어가 재탄생한 미디어 퍼포먼스는 낯설면서도 멀지 않다.

박하나 기자(이하:박) 미디어 퍼포먼스라는 장르가 생소한데, 창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김형수 미디어 예술가(이하:김) 미디어 퍼포먼스는 알고 보면 그렇게 어렵지 않다. 예술의 형태가 낯설 뿐이다. 사실 미디어 퍼포먼스에 이용되는 △영상 △공간 △스크린과 같은 미디어는 이미 우리 삶 속에 들어와 있다. 이런 다양한 미디어와 예술을 융합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자 했다. 기존의 것을 통섭해 만든 것이다. 또 요새는 초등학생들도 그림을 그리거나 메모를 남기듯이 사진과 비디오를 이용한다. 이른바 미디어 시대다. 누구나 미디어를 만들어낼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대중이 접하는 미디어는 텔레비전이나 영화 아니면 연예인 공연 정도가 대부분이다. 미디어로 어떤 것을 만들 수 있는지 라는 질문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싶었고, 많은 사람들이 미디어의 자유로운 활용을 보고 그런 점을 느꼈으면 했다.

박 기존의 미디어 아트와 미디어 퍼포먼스의 차이가 있다면

김 기존의 미디어 아트는 주로 전시형태에 머물렀다. 반면 미디어 퍼포먼스는 갤러리, 미술관을 벗어나 더 다양한 공간을 배경으로 삼고 무용, 음악과 같은 예술과 직접적으로 결합한다. 기존의 미술 중심, 작가 중심을 벗어나 다른 예술을 융합시키는 도구로 미디어 아트를 활용하는 것이다. 스크린 없이 기존의 공간과 조율해 새로운 시공간을 만들어낸다. 물리적인 아날로그 공간인 무대에 영상적인 공간을 덧입히는 것이다. 이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끊임없는 조율로 디지털보다도 한걸음 더 나아간 형태라고 볼 수 있다.

박 미디어 퍼포먼스라는 장르도 새롭지만, 시도되는 아이디어들도 참신한 것 같다

김 있는 것을 새롭게 접근하고 다르게 보기 위해 노력한다. 어떤 참신한 아이디어든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건 없다. 예를 들자면 사람들에게 ‘태평무’하면 ‘옛날춤’이라고 생각하지만 현대의 미디어에서 태평무를 즐길 수 있게 된다면 그 태평무는 현대적인 것이 된다. 사람은 누구나 다 창의적이다. 미디어시대의 창조성은 자신의 공부와 경험을 새롭게 뒤집어보는 거다. 이른바 발견의 시대다. 책이나 여행, 영화와 같은 경험에서부터 기본적인 자료를 찾기 시작하면 된다. 미디어 퍼포먼스의 경우 물리적 공간에 맞춰서 창조하는 것으로 그때마다 전제되는 것이 다르다. 아이디어를 거쳐 창작을 할 때에도 다른 사람들과 생각의 과정을 달리 한다. 기존의 것을 재해석하고 다른 재료 등을 사용해 응용한다.

박 YMAP라는 이름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어떤 활동을 하나

김 우선 YMAP는 두 가지의 프로젝트로 나뉜다. ‘Yonsei Media Art Project’와 ‘Your Media Art Project’가 그것이다. 첫 번째는 학생들과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학생들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미디어아트를 기반으로 하는 융합을 느껴보면서 실제적으로 미디어 퍼포먼스를 배운다. 두 번째는 주로 전문가들과 함께 작업한다. 하지만 학생과 비전문가의 구분은 따로 없는 편이다.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방식은 교육의 정도나 연령과 관계가 없는 것 같다. 어린 학생들에게도 종종 연락이 오기도 한다.

박 미디어 퍼포먼스를 연출할 때 어떤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김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몰입’이다. 지겹지 않아야 한다는 거다. 예술은 강요돼서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선형적인 이야기를 전하지 않는다. 감각적인 것, 미디어를 운용해서 시공간을 창조해낸다. 스트레스가 없으면서도 지나친 자극으로만 채워지지 않는, 그러면서도 지겹지 않고 생각해 볼 수 있어야 한다. 예술은 은유와 사색의 기반이 되어야 한다. 예술의 힘은 여기에서 나온다. 그렇다고 너무 어렵고 난해한 것이 좋은 예술인 것은 아니다. 백남준 선생이 늘 말했듯이 ‘놀이’가 중요하다. 미디어 퍼포먼스는 예술적인 컨텐츠를 미술관과 같은 공간을 벗어나 편안히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앞으로 미디어 퍼포먼스를 대중들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보편적인 예술로 만들고 싶다.

박 미디어 퍼포먼스가 현대에 갖는 의미가 있다면

김 미디어를 운용하는 능력이 곧 미디어 퍼포먼스의 기초가 된다. 핵심은 사진, 비디오와 같은  영상이다. 사진, 동영상을 통한 메모와 기록은 당시의 시공간을 떠올릴 수 있게 해준다. 이런 영상을 이용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기록하고 표현해내는 것은 이제는 말하기, 글쓰기와 같은 기본적인 소양이 됐다. 영상을 전공하는 사람들만의 영역이 아닌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많지 않아 그런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측면에서 미디어 퍼포먼스는 더욱 의미를 갖는다. 미디어의 자유로운 활용을 보여주는 이런 새로운 예술을 통해 대중은 미디어를 이용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기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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