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책

기자명 이성준 기자 (ssjj515@skku.edu)

누구나 등하굣길 버스나 지하철에서 ‘독서’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독서에 약간 불편한 점이 있다면 고난이도의 전공서적, 새롭게 떠오른 신작소설,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도서 등 어떤 책이든 모두 그 무게와 부피 때문에 읽기가 쉽지만은 않다는 것. 하지만 최근 이 불편함은 전자책(e-Book)의 등장으로 해결됐다.

전자책의 가계도를 따라 올라가보면 그 맨 꼭대기에는 저작권 없는 책을 스캔해 인터넷에서 공유하던 시절이 자리하고 있다. 그 후 저작권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면서 전자책을 쉽게 구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1990년대 말부터 출판사와의 정식 계약을 통해 합법적으로 전자책을 공급하는 서비스가 생겨났다. 온라인 학술 서적 도서관 Questia나 휴대기기용 전자책 서비스 mobipocket.com, ereader.com 등이 대표적인 예다.

전자책은 지난 2007년 미국 최대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Amazon)에서 전자책 단말기 킨들(Kindle)을 출시하면서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다. 아마존은 대형 출판사를 직접 상대했기 때문에 전자책을 상품화 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던 것이 그 이유다. 전자책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자 여러 기업에서 앞 다퉈 전자책 단말기와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사용자는 전자책 단말기를 통해 인터넷에 연결하고, 화면에 나타나는 도서들을 결제, 다운로드하게 된다. 내려받은 도서들은 작은 단말기 하나 안에 모두 저장된다.

한편 근래에는 각종 전자책이 스마트폰과 타블렛PC 시장에도 침투해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아이폰이나 옴니아, 블랙베리와 같은 스마트폰의 경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전자책을 구매할 수 있으며 타블렛PC에서도 이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토록 전자책이 관심을 끄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가장 큰 결정타는 역시 ‘간편성’이다. 여러 권의 책을 간단히 하나의 단말기에 넣고, 필요할 때마다 해당 도서를 열어 볼 수 있는 특성은 독서광들로부터 큰 환영을 받았다. 그밖에도 책을 사러 굳이 서점으로 향하지 않아도 되며 기존의 도서보다 저렴하게 책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으로 언급된다. 출판사 측에서도 제본과 인쇄에 드는 비용을 없앨 수 있고 책의 수정이 간편한 전자책을 선호해 지속적으로 관련 시장을 공약 중이다.

하지만 동전에 앞면과 뒷면이 있듯, 전자책에도 다른 면, 즉 단점이 존재한다. 전자책의 가장 큰 문제는 전자책 단말기의 가격이 높다는 점이다. 많은 독자들은 ‘그만한 돈이면 차라리 몇 권의 책을 더 사고 만다’는 생각을 갖기 쉽다. 또 전자책의 사용 권한인 DRM(Digital Rights Management)이 통일되지 않은 점도 넘어야 할 산이다. 예를 들어 한 스마트폰의 사용자가 A사의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전자책C를 구매했다고 가정하자. 이 사용자는 자신의 스마트폰에서 B사의 어플리케이션으로는 A로 구입한 책C를 볼 수 없다. B사의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다시 책을 구매해야 이 어플리케이션으로 책C를 읽을 수 있다. 따라서 소비자는 유동적으로 책을 볼 수 없이 특정 어플리케이션에 묶여있어야 한다. 또 기존 종이책 읽기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전자책은 다가가기 힘들고 낯선 책이기에 감정적인 거부감이 드는 것도 하나의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장점과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는 전자책이지만 장점만큼이나 많은 과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소비자가 사용하기 불편하고 소비자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전자책은 냄비받침이나 베개로도 쓰이지 못 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