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경구(조경) 명예교수

기자명 박하나 기자 (melissa12@skku.edu)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무궁화 무궁화 우리나라 꽃”,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애국가에서부터 동요, 놀이에까지 등장하는 우리나라의 국화 무궁화. 어린 시절부터 알아왔으면서도 우리나라 국민들은 나라꽃 무궁화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현실 속에서 나라꽃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무궁화박사 심경구 교수다.

심 교수는 1968년 미농무성의 국립수목원 연구원이 우리나라보다 활발하게 무궁화를 연구하는 모습을 보게 된 일이 무궁화 연구의 계기가 됐다고 말한다. 그 모습에 충격을 받은 그는 우리나라로 돌아오자마자 무궁화를 모으기 시작했다고. 우리학교 조경학과 교수였던 그는 우리학교 자과캠 부속 식물원을 만들고 3만5천평 규모의 무궁화동산을 조성했다. 이 때 수집한 무궁화만도 2백50여종에 달한다. 이와 관련 심 교수는 “세계 각국의 무궁화를 모은 것이 곧 자원이 돼 다양한 무궁화를 만들 수 있는 연구의 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무궁화 연구에 열정을 쏟은 그는 다양한 무궁화 신품종을 개발해냈다. 아침에 피어 밤에 시들어버리는 무궁화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밤에도 피어있는 ‘안동’, 36시간동안 피어있는 ‘심산’을 만들어냈고 동해 바다를 닮은 잎을 가진 ‘동해’ 등을 만들어 나라꽃에 민족의식을 불어넣었다. 심 교수는 “꽃이 피지 않았을 때에도 관상용 가치를 지니는 잎이 노란 무궁화도 있다”며 “무궁화는 꽃만이 아니라 나무의 크기나 모양, 잎의 형태까지 다양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무궁화를 포함 다양한 나무 연구에 힘쓰던 심 교수는 지난 2006년 우리학교를 정년퇴직한 후, 연구를 이어나가기 위해 개인연구소인 ‘무궁화와 나리 연구소’를 설립했다. 그는 “우리학교는 퇴직 이후에는 연구가 지원되지 않는다”며 “퇴직 이후 사비로 연구를 진행하게 되면서 무궁화와 나리 연구로 범위를 좁혔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무궁화 연구에 집중한 그의 노력은 곧 결실을 맺었다. 그가 만든 무궁화 신품종 ‘Lil Kim(릴킴)’이 우리나라 식물 최초로 미국 및 캐나다에서 식물 분야 특허를 받은 것이다. ‘Lil Kim’은 키가 작아 화분에서 키우기 좋으며 꽃이 아름답고 수명이 길어 2007년부터 미국과 캐나다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와 관련 심 교수는 “‘Lil Kim’은 미국 대학과 대학원 조경학과에서 사용되는 교재에도 실렸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렇게 다양한 무궁화가 육종되고 해외에서까지 인정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작 우리나라의 무궁화는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다. 심 교수는 “우리나라는 무궁화를 심기만 하고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며 “고속도로 같은 곳에만 심어져 있어 그 관상가치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런 현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궁화 박물관과 무궁화 연구센터 등을 조성해야 한다며 “무궁화는 책에만 있는 꽃이 아니라 생활에서 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나라꽃이면서 그 어떤 꽃에 비유해도 뒤지지 않을 아름다움과 매력을 지닌 무궁화. 무궁화가 삼천리강산에 만개할 때까지 새로운 무궁화 품종을 만들겠다는 그의 바람이 이루어질 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