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윤선 기자 (yoonsun@skknew.com)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이다.’ 이 말은 항상 나에게 위로가 되어주는 말이다.  욕심이 많아 얻는 게 있어도 잃는 것이 없게끔 하는 것이 나의 목표이다. 하지만 이것은 항상 목표에만 지나지 않았고, 나는 항상 무언가를 포기해야만 할 때마다 윗말로 스스로를 다독여 주고는 했다.
신문사를 처음 들어올 때도 그랬다. ‘나는 공부도 열심히 할 것이고 신문사 일도 완벽히 해 낼 것이고 인간관계에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몇 번을 다짐 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것은 나에 대한 지나친 자만과 욕심이었나 보다. 신문사는 생각보다 쉬운 곳이 아니었다.
우선, 화요일 오후와 토요일을 잃어야 했다. 주간지의 특성상 매주 화요일에는 편집회의를 했고 토요일에는 조판이 있기에 여유로운 화요일과 토요일을 보낼 수 없었다. 물론, 공강시간의 자유로움도 누리지 못했다. 매주 트레이닝과제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취재처를 돌아야 했다. 타 동아리의 활동에도 거의 참여하지 못했다. 신문사를 시작하면서 함께 들어갔던 과소모임과 중앙동아리는 바쁜 신문사 일정 때문에 포기해야 했다. 힘들고 지쳐서 신문사가 이런 곳인 줄 미리 알았더라면 아마 나는 좀 더 심사숙고 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다.
하지만 이럴 때에도 나를 버티게 한건 모순적이게도 나의 욕심 때문이었다. 나는 학창시절부터 기자가 되기를 꿈꾸어 왔었고 신문사를 하면서 꿈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그것은 신문에 나의 첫 기사가 실렸을 때 최고조에 이르렀다. 독자들이 쉽게 지나쳐 버릴 수 있는 짤막한 스트레이트 기사였지만, 직접 취재하고 정성들여 쓴 기사 밑에 적혀있던 ‘차윤선 수습기자’는 지금까지의 힘든 수습과정을 모두 잊게 만들었다. 그렇게 맛보았던 짜릿한 즐거움은 내가 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확신을 주었고 내가 잃어버린 모든 것을 한꺼번에 보상해 주었다.
지난 학기 수습기자로 학교생활을 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하는 나 자신의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더 이상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이라며 다스리지 않는다. 더 이상 자괴감에도 빠지지 않는다. 이제는 신문사에 몸담고 있는 나의 삶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다.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것도 있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