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조은혜 편집장 (amy0636@skkuw.com)
1. 지난 여름 방학 친구들과 강원도로 여행을 갔다. 서울에 살면서 단 한 번도 보지 않았던 하늘을 보았다. 아직 세상엔 별이 있었다. 정말 오랜 시간 별의 존재를 잊고 있었다. 보이지 않으니 잊을 수밖에 없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였다.
물론 서울에서는 아무리 늦은 밤에 하늘을 보아도 보이는 것이라곤 구름에 가린 달뿐. 그럼에도 강원도에서 쏟아질 듯한 별을 본 뒤 별이 마음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아주 큰 결심을 했다. 개강을 하면 꼭 별을 보는 동아리에 들어가야겠다고 .
모두들 말렸다. 정말 단 한 명도 빼지 않고 동아리를 들어가겠다는 필자를 말렸다. 그 무엇보다도 필자가 동아리에 적응을 하지 못할 것 같다는 이유가 가장 컸다. 보통의 동아리는 신입생 위주로 신입 회원을 받고 그렇다보니 한 살 차이, 한 학번 차이도 크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만큼 갑작스레 상하관계가 전혀 맞지 않는 학번이 들어갈 경우 동아리를 겉돌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필자가 들어가고 싶었던 그 동아리가 실제로 그러한 분위기일지는 절대 단언할 수 없다.
그럼에도 전혀 틀린 말은 아니였다. 충분히 그럴 수 있겠구나 하며 체념했다.
2. 성대신문사에서 수습기자를 모집하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 모든 기자들이 수습기자 모집에 열과 성을 다한다. 포스터 붙이고 인터넷에 공지를 올리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 우리에게 수습기자 모집은 너무나도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모집 대상은 10학번과 09학번이다. 즉 신입생과 바로 그 위의 학번까지만 뽑겠다는 뜻이다. 사실 신입생이 아닌 학우를 대상으로 수습기자 모집을 한 것도 겨우 1년이다.
그리고 아직 10학번과 09학번만 뽑는 데에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는 하나이다. 편집장 혹은 데스크단보다 높은 학번이 수습기자로 왔을 때 적응 문제이다. 동아리 형태라고는 하나 엄연히 존재하는 상하관계 때문에 생길 불화가 염려되는 것이다.
필자가 처한 두 가지 상황에는 똑같은 배경이 존재한다. 수직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집단에 그 관계를 거스르는 사람의 침입이다.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모인 동아리에 불과한데도 말이다.
대학 내 곳곳에 위치한 권위적인 틀은 신입 회원 모집 자리가 아니라 술 자리에서도 단순히 대화를 하는 상황에도 존재한다. 과연 저 지독한 상하관계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아마도 한국 사회 내에서 크게 자리하고 있는 권위주의가 대학사회로 그대로 내려온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해본다. 실제 사회에서는 다양한 연령대와 지위를 가진 사람이 있기에 그 속에서 여러 방향으로 수직관계가 형성되지만, 대학 사회 내에선 오로지 학번과 나이이다. 비슷한 학번, 비슷한 나이가 모여 있는 대학생들은 한 학번, 한 살 차이를 가지고도 깍듯이 모시고, 엄청난 대우를 받곤 한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사회로 향하기 전 마지막으로 자신을 다듬을 수 있는 시기인 대학 시절. 새로운 것이 아닌 기성 세대의 틀을 반복하는 우리의 모습이 안타깝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