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하나 기자 (hana@skkuw.com)
 “어서 오세요, 이쪽으로 오셔서 식사하세요”
처음 오는 곳에 발을 내딛는 이들이 모두 그렇듯 조금은 머뭇거리는 나를 살갑게 맞아주며 식사를 권한다. 소담하게 담긴 밑반찬과 함께 따뜻한 국을 내온다. 소박한 밥상이지만, 주린 배를 만족스럽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식사를 마치고 난 뒤, 건네받은 차 한 잔의 넉넉함을 즐기며 주위를 둘러보고 있자니, 내가 들어선 곳은 분명히 서울 시내 어디에나 있는 건물이었는데 마치 한옥 안으로 들어와 앉은 기분이다.
잠시 느긋한 여유를 즐긴 뒤, 박정욱 씨의 살가운 인사와 함께 시작된 공연은 대금산조로 그 막을 열었다. 애절하다가도 강단이 있는 대금 가락에 청중은 귀를 기울이고 그 구성진 음색을 감상한다. 이어서 경쾌하고 맑은 경기민요부터 떠는 소리가 인상적인 서도민요, 차분하면서도 진중한 남도민요까지 한반도의 삶의 소리가 흘러넘쳤다. 그 애잔하면서도 구성진 가락에서 서글프다가도 익살스러운 가사에서 세월 따라 내려온 우리네 조상의 생활이 묻어난다.
생소한 듯 익숙한 민요 가락과 함께 소리꾼들의 실감 나는 발림이 고수의 추임새가 흥을 돋운다. 그 소리에 흥겨워 고개며 손가락, 발가락까지 까딱인다. 이내 고수보다도 큰 목소리로 추임새를 넣는다. ‘그렇지!’ 소리꾼의 손짓에 후렴구를 따라 부른다. 소리를 떨고 꺾고 콧소리까지 섞어 따라 하고 있자니, 다들 명창이 다됐다며 박정욱 씨가 농을 건넨다. 내친김에 아리랑의 소절까지 알려준다. 청중 모두가 진짜 명창이라도 된 듯 들썩거린다. ‘아리- 아리랑’
가요보다 신이 나는 우리 가락을 느낄 수 있던 공연이 끝난 뒤, 처음 만난 이와 따끈한 파전에 막걸리 몇 잔을 마셨다. 몇 마디 나누지 않은 것 같은데 어느새 밤이 깊었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가례헌을 나서는 길, 몸을 따뜻이 데운 취기에 흥이 나 절로 노랫가락이 흘러나온다.
‘늴리리야 니나노 얼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