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의과대학 이명식(내분비대사) 교수

기자명 고두리 기자 (doori0914@skkuw.com)

지난 2008년 당뇨병의 근본적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주목을 받았던 우리 학교 이명식 교수가 올해 또 한 번의 연구를 진행한다. 특히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주관하는 글로벌 연구실(GRL:국제협력 심화를 통해 국내 연구역량을 세계적 수준으로 제고시키기 위한 사업) 지원과제에 선정돼 자가포식(Autophagy)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일본 도교의과학연구소 고마쓰 박사와 공동연구를 하게 된다.


■ 이번 연구 주제는 무엇인가요
자가포식이 세포 기능 및 대사 조절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 알아보기 위한 연구이다. 우리 몸 안에 있는 미토콘드리아와 같은 세포 내 소기관이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세포 내 소기관은 탄생과 사멸을 반복하고 있다. 이러한 세포사멸 메커니즘을 ‘자가포식’이라 하는데, 이 개념은 일본에서 처음 밝혀졌지만 비만, 당뇨병 등과 같은 내분비사 질환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러한 질환들이 자가포식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해 이를 증명하려 한다. 

■ 그렇다면 2년 전 연구에서 더 확장된 연구라 할 수 있겠네요  
그렇다. 자가포식이 인슐린을 분비하는 베타세포의 구조 및 기능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당뇨병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전기를 마련했다. 자가포식 기능을 제거한 생쥐를 실험한 결과 베타세포가 정상적으로 재생되지 않았다. 세포가 쉽게 사멸해 베타 세포의 양이 감소하고, 인슐린 분비가 줄면서 혈당이 높아져 당뇨병을 유발하는 것이다. 이로써 세포의 자가포식 기능이 활발해야 당뇨병을 예방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하지만 이 연구는 동물 실험을 통해 얻은 결과이기 때문에 사람에게 적용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자가포식에 대한 연구를 더 확장시켜 인간에게 부작용이 없도록 하려 한다 .    

■ 연구를 하는데 주로 몇 년이 걸리나요
보통 한 연구를 수행하는데 5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다. 연구가 한 번에 성공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실패를 거듭한 끝에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수차례 반복하면서 ‘이거 가능성이 보이네?’ 식의 생각으로 계속 도전하는 것이다.
 
■ 국내 의학연구 환경은 어떤가요
예전보다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의학 분야의 선진국인 미국과 일본에 비해 연구 인력도 턱없이 부족하고 여건도 미흡하다. 미국 같은 경우에는 전 세계 유능한 연구진들이 다 몰리기 때문에 연구진이 충분하다. 일본 역시 많은 의사가 연구에 매진해 일본 연구진만으로도 연구가 가능하다. 그러나 국내에서 의학연구를 하기에는 연구 인력과 지원비가 부족해 팀을 꾸리기가 힘들다.    

■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일단 이 연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또한 앞으로 진행될 연구들이 국내 의학 연구 환경 개선에 기여됐으면 좋겠다. ‘From bench to bedside’라는 말처럼, 연구가 실험실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환자치료에 적용되도록 하는 것이 연구의 가장 큰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