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철(생명과학과) 교수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시간의 흐름이 정말로 빠른 것 같다. 어느덧 캠퍼스에서 대학생활을 시작한 것도 25년이 넘었고, 대학원을 마치고 교수로 재직하다가 한국으로 돌아온 것은 근 20년 만이다. 자연과학캠퍼스는 많이 변해있었지만 다른 한편으로 긴 시간동안 변하지 않은 부분도 있다. 변화의 예를 들자면 새로운 건물들이 많이 생긴 것이다. 기숙사, 의대건물, 약대건물, 공대건물, 도서관 등이 새로 자리했고, 캠퍼스 주변도 많이 변했다. 정문(지금의 후문)에 심어져있던 회화나무(‘학자나무’라고도 불리며, 아마도 많은 학자들이 양성되기를 바라는 학교 측의 의도에서 식재된 것이 아닌가 한다)도 많이 자랐고 느티나무들도 자라나서 하늘을 가릴 정도의 큰 나무가 되었다. 정말로 아름다운 캠퍼스가 된 것 같다. 

이러한 변화 가운데에도 그대로인 것들이 있어서, 아마도 작년에 한국에 돌아왔을 때 낯설지 않은 친근감을 느꼈던 것 같다. 노랑색, 주황색, 초록색으로 단과대를 구분하는 자연과학부의 건물과 늘 학생들로 붐벼대는 학생회관, 그리고 여전히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수업이 일찍 끝나거나 취소되면 너무도 좋아하는 학생들이 바로 그러하다.
그간 많은 변화를 겪어온 학교이지만 앞으로 더 많은 변화가 있어야 사회에서 대학으로서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그리고 성균관대학교의 건학이념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그 시작은 외부가 아닌 내적인 변화로부터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적 변화와 혁신은 크게 3부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첫째, 행적적인 면의 변화가 과감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불합리하고 퇴보적이거나 현실과 맞지 않는 비실행적인 행정들은 그러한 틀에서 활동하는 모든 대학 구성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둘째, 변화와 혁신이 각 단과대학과 전공과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중요성에 비하여 많이 등한시되고 있는 기초 학문분야들이 응용 분야들과 균형 있는 융합을 이루어 학생들에게 좋은 커리큘럼으로서 활용되어야 한다. 백화점식 교육과정을 비효율적이며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볼 수도 있지만, 각 분야에서 넓게 기초, 응용분야를 다루어야만 학생들이 보다 다양한 가능성 안에서 자신의 진로와 인생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라는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행정직원분들과 교수님들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학생들이 갖고 있는 생각과 생활습관에 큰 변화가 따라야 할 것이다. 현실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대학은 취업을 준비하는 기관이 되어서는 안 된다. 각 분야에서 활발히 연구하고 교육하는 교수님들과의 좋은 멘토링을 통하여 자신의 관심과 진로를 발견할 수 있는 장소가 바로 대학이 아닌가 한다. 또한 이러한 소통의 기회가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주어져야만 한다.

 학부 4년은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도록 가능한 넓은 세상을 탐함하고 경험하여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야 하는 시기이다. 대학 이전까지는 부모들에 의해 짜여진 인생을 살아왔을지 모르지만 대학에서만큼은 성인이며 지식인이기에 자신의 인생관과 계획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사회를 통해 접하는 고정관념과 틀을 타파하여 자기 자신만의 삶을 써나가는 것이다. 아마도 이러한 태도로 대학 생활을 한다면 너무도 바쁘고 짧은 대학생활이 될 것이다. 그리고 비로소 우리 대학이 취직을 위한 기관이 아닌, 자기의 삶을 개척하며 인생 방향을 설정하는 동시에 각각의 꿈들이 최초로 이루어지는 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Kingo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