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겪는 일 중에서-입원과 퇴원
살면서 겪는 일 중에서-입원과 퇴원
  • 성대신문
  • 승인 2010.09.30 18:59
  • 호수 1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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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상(경제) 겸임교수
한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는 일 중에서 고생과 궂은일의 총량은 정해져 있다고 흔히들
이야기한다. 그래서 젊었을 때 고생한 사람은 노후가 편하고 나쁜 일들을 많이 겪은 사람은 상대적으로 좋은 일이 많이 생기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극복하는 것이 지혜로운 자세라고 믿어왔다. 이러한 상황에 관련된 속담, 격언들도 많이 있다.
우리 주변엔 장애인이 고생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물론 선천적인 경우도 있지만 오히려 후천적인 경우가 많을 정도로 각 종 재난과 사고로 인한 장애인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우리가 잘 아는 쿵따리 샤바라 ‘강원래’ 가수도 교통사고로 인한 장애를 극복하여 활동하고 있다.
지난 해 3월 교통사고로 사지가 마비된 서울대 ‘이상묵’ 교수가 전동휠체어에 앉아 입김으로 작동되는 마우스를 이용해 컴퓨터를 조작해 가며 자연대 강의실에서 강의를 진행했던 사진과 함께 중앙일보 제1면 톱기사에 ‘서울대의 스티븐 호킹’ ‘강단에 선 그는 수퍼맨이었다’라는 제목으로 게재되었다.
2004년 서울대 교수로 채용되어, 사고를 당하기 전까지 그는 1년에 3~4개월을 태평양, 북극해, 남극에서 연구 활동을 해왔다. 2006년 7월 그는 학생들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 사막지역 연구에 나섰다가 그가 몰던 차가 비포장도로에서 전복됐다. 사고 3일 만에 깨어났지만, 목 아래 완전마비가 된 것이다. 그해 8월 이 교수는 LA에 있는 재활전문 병원에서 컴퓨터를 활용한 재활과정을 통해 입과 눈으로 작동할 수 있는 수십 가지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배웠다.
이 교수는 머리만으로 예전처럼 연구와 강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서울대 측에 증명해 보임으로써 강단에 다시 서게 되었다. 그는 ‘장애인에게 필요한 건 요원한 줄기세포가 아니라 현실적인 정보기술이라는 것도 사고를 당한 뒤에 알게 됐다’고 말했다.
사고와 재난은 사전 예고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다. 나도 여태까지 큰 재난 없이 살다보니 전혀 나의 일이 아니고 남의 일로만 생각해왔다. 그러나 결코 남의 일이 아니었다. 2년 전 1월 어느 단체에서 신년하례회 겸 북한 개성관광을 하기로 했다. 특히 북한경제를 가르치고 있는 입장에서 현지 방문도 할 겸 동참하려고 했는데, 아직은 나의 운이 아닌 것 같았다.
출발하는 날 서울은 아침 6시쯤부터 눈발이 보이기 시작했지만, 경기도 지역은 이미 눈이 많이 내려 쌓였고 새벽부터 빙판길로 변해있었다. 옆 차선 승합차가 급브레이크를 밟았는지 핑 돌아서 우리 버스 차선으로 진입하여 가로 막았다. 그 순간 관광버스 기사가 오른쪽으로 핸들을 조작하여 가드레일과 나무를 치받으면서 버스는 일단 정지되었다.
천만다행이라는 말이 이 경우에 해당하는 것 같다. 정지된 곳의 한발자국 뒤는 상당히 긴 낭떠러지였으니, 사람의 운명이 여기서 갈림길이 되었다. 생과 사가 종이 한 장 차이도 아닌 것 같았다.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다. 함께 탄 사람들의 평소 쌓았던 공덕이 컸기에 불행 중 다행의 행운이 생긴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살아가는 동안 이 정도의 시련과 고통을 통해 다른 큰 것을 느끼게 되었다면 이보다 더 고마운 일이 있겠는가! 
20여일 병원에 입원하였지만, 주변의 여러 사람의 성원과 격려 속에서 원활히 극복했음에 다시 한 번 감사함을 느낀다. 생과 사의 갈림 길에서 다시 태어났다고 생각하고 앞으론 봉사하는 맘으로 살아가려 한다. 또한 장애인에 대한 배려와 이해하는 맘을 갖도록 더욱 노력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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