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당황했다. 기자생활 시작한지 얼마 안됐기에 경험이 없는 탓이기도 했겠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뭐라고 말씀을 드려야 할 지 한참을 고민했지만 결국 드려야 할 말씀은 단 한마디라고 생각했다. “그것만은 안됩니다”
서면 인터뷰 요청에 대해 관련 내용을 답변해주신 모 학교의 한 관계자 분께서 “오해의 소지를 미연에 방지하도록 작성한 기사 전문을 우리가 한번 미리 보고 감수하겠다. 한번 보내달라”고 말씀하셨다. 물론 그분께서도 나름의 걱정이 왜 없었으랴. 학교 교직원이신 그분의 시각으로는 어디까지나 ‘미숙하게’ 보이는 학생기자의 글에 자신의 학교가 어떻게 나가게 될 지 불안하기만 하셨겠지. 충분히 이해한다. 개인의 사견에 대한 멘트를 따는 과정에서 혹시나 실언이 나올까봐 내부 회의를 통해 의견을 전달해주실 정도로 신중한 분이신지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셨을 것이다. 소위 학교 측 ‘공식적 입장’이라는 것을 교직원 입으로 밝히기도 얼마나 힘들겠는가.
2500년 전 사람인 플라톤도 글을 불완전한 매체라고 생각했다고 전한다. 자신이 말하는 대상을 선택할 수도 없고 즉각적인 반박과 해명이 오갈 수도 없어 무차별적인 공격에 놓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글의 단점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 분의 걱정도 결국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아무리 좋은 의도라고 해도 글쓴이의 의도와 얼마든지 다르게 인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면으로 답변해주신 인터뷰이기에 생길 수밖에 없는 걱정이시겠지.
하지만 기사 체크는 데스크단과 주간교수님의 담당사항이다. 이메일을 통해 결코 보도 이전의 어떤 내용이라도 외부인의 체크를 거칠 수는 없는게 방침이라고, 다만 나로서는 어떤 의도로 인용이 될지만 설명을 드릴 수밖에 없다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었다. 그게 방침인걸 어떻게 하겠나.
결국 할 수 있는 말은 이 한마디밖에 없을 것 같다. 이해해주시길. 그리고 또 믿어주시길. 학생 기자로서 아직 미숙하다는 점은 맞지만 저널리즘의 정도(正道)까지 부족한 것은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