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INSIDE] 무(無)문자족, 한글로 새 생명 얻다
[연구INSIDE] 무(無)문자족, 한글로 새 생명 얻다
  • 고두리 기자
  • 승인 2010.11.15 16:47
  • 호수 14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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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 전광진(중문) 교수

△중국 로바족 △중국 어웡키족 △타이완 부눈족, 이 세 민족은 문자가 없는 소수민족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전광진(중문) 교수는 이들의 언어를 한글로 기록할 수 있는 법을 연구해 한글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렸다. 현재 그는 타이완 남도어족 언어 3종(△루카이어 △야미어 △세딕어)에 한글 서사법을 적용하는 또 한 번의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 소수민족에게 한글보급 연구를 하게 된 계기는
중국 언어학자 제리 노먼(Jerry Norman)의 『중국언어학총론』이라는 책을 번역하다가 “알파벳 서사법은 다양한 언어에 쉽사리 적용될 수 있다”는 구절을 보았다. 즉, 라틴 알파벳은 지금까지 2백여 종의 언어를 서사 하는데 활용됐는데, 한글도 우수하다면 다른 민족의 언어를 서사하는데 활용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한글의 혜택을 우리 민족만 누릴 것이 아니라 다른 민족도 누릴 수 있다면 그게 바로 ‘한글 사랑’ 아닐까. 그래서 2002년 중국 로바족을 시작으로 무문자족 언어에 한글 서사법을 적용시키는 연구를 하게 됐다.

■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 
중국학자들의 연구를 기반으로 무문자족 소수민족을 알아보고, 그중에서도 그들의 어문체계가 한글로 서사 할 수 있는 조건이 되는지 조사했다. 그 민족의 언어체계가 어떤지 완벽히 해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이 조건이 이뤄져야 비로소 한글을 통해 완벽한 문장을 쓸 수 있다. 즉, 그 민족에게 한글 표기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한글 서사법’을 보급하는 것이 이 연구의 핵심이다.

■ 이들에게 문자는 왜 중요한가
문화라는 말 가운데는 ‘문자화’의 의미가 담겨있다. 즉, 의사전달의 보조수단인 문자가 있는 민족은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지만, 문자가 없다면 지식을 쌓을 수 없고 문화생활을 하기 어렵다.  

■ 실용화 단계까지는 얼마나 걸리나   
연구를 하는 것과 실제로 그 민족에게 가르치고 보급하는 일은 별개의 문제다. 실용화 문제는 나 혼자 할 수 없는 일이며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하고, 이를 일반 백성이 쓰기까지 몇백 년이 걸리지 않았나. 심지어 민족이 다른 중국 소수민족이 한글로 기록하기까지는 얼마나 걸리겠는가.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다는 ‘유시유종(有始有終)’이란 말처럼 이런 연구를 통해 씨앗을 뿌리면 언젠가 꽃 필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 또 다른 연구도 주목받고 있다고
소수민족에게 ‘한글’로 기록하는 법을 연구하는 것이 하나의 축이라면, 또 하나의 큰 축은 바로 우리나라 학생들의 ‘한자’ 활용에 관련된 연구다. 한자 지식을 활용한 학력 신장에 관한 연구는 오늘날 암기력에만 의존해 사고를 깊게 하지 못하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습법을 바꾸기 위해서다. 한자를 통해 그 문장의 속뜻을 이해한다면 이해력은 물론 창의력 또한 높일 수 있다. 소수 민족을 위한 한글 연구, 그리고 우리 민족을 위한 한자 연구. 상반되지만 둘 다 매우 중요한 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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