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황보경 기자 (HBK_P@skkuw.com)

비밀이랄 것도 없지만 비밀이라 부르고 말하자면 내 꿈은 기자가 아니다. 난 깊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을 잘하지도, 좋아하지도 않기에 기자란 직업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그럼에도 성내신문에 발을 디딘 것은 성대신문 사람들이 맛볼 수 있는 성취감과 이 모든 경험을 동경했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분야를 이리저리 찾아다니며 기획을 잡고, 학교 구석구석을 찾아가 취재와 인터뷰를 하고 기사를 쓰는 것, 그리고 그 기사가 실린 신문을 발간하는 것은 성대신문이 아니라면 어디서 해볼 수 있을까? 그렇게 난 이 경험을 꼭 해보겠다는 욕심으로 성대신문에 지원했고 결국 원하는 자리에 들어올 수 있었다.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냐마는, 성대신문에서 하는 일은 말 그대로 ‘장난이 아니었다.’ 어떤 기획을 기사화할 때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 이렇게도 많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또 조금이라도 게으름을 피우면 일은 금방 두 배로 불어났고 자칫 잘못하면 텅 빈 지면이 나갈 수도 있다는 생각에 자다가도 눈이 번쩍 뜨였다. 방학은 고이 접어 그대로 반납했고 하루에 기본 세 네 시간은 컴퓨터 모니터를 들여다봐야 했기 때문에 금방 눈이 침침해졌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 점은 힘들다면 힘들 수 있는 이 일을 하면서 내 꿈은 기자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자꾸만 깜빡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꿈 때문에 스스로가 놀란 적이 있는가? 가끔 내 꿈에 대해 생각하면서 기자란 직업이 제외된 걸 보면 새삼 놀랄 때가 있다. ‘왜 기자가 되기 싫은 거지?’라는 생이 들어서가 아니라 ‘나중에 기자가 되고 싶지는 않은데 왜 이렇게 신문사 일에 빠져들지?’라는 생각 때문이다. 안되면 대충대충 해서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절대 아닌데도, 어깨가 결리고 허리가 아픈데도 이상할 만큼 이 일이 좋다.

짧았던 수습기자 과정을 마치고 이제 진짜 스타트 라인에 섰다. 신기하고 흥미로운 일들로 가득했던 지난 6개월처럼 앞으로 내가 성대신문에 있을 날도 즐겁고 행복할 것을 확신한다. 오늘도 나는 컴퓨터 앞에 앉아 신문사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즐거워하는 나를 보며 다시 한 번 새삼 놀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