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선영(경제08)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3월 개강을 맞아 학교로 돌아온 학생들을 반기기에 여념이 없다. 새내기로 입학한 11학번들의 호기심어린 학교 탐방이나, 대학에서 처음으로 만난 사람들과의 즐거운 술자리들 또한 요즈음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이 그/녀들을 때로는 친근한 선배로, 때로는 그들만의 매체로 맞이하는 곳이 바로 학교 내 존재하는 △학회 △소모임 △동아리 등 학생자치기구들이다. 중앙동아리는 일찌감치 대자보와 금잔디의 홍보 부스 등으로 새내기들을 맞고 있고, 주변의 자치기구들도 새로운 구성원을 환영하고 함께 무엇을 할까 고민하고 있다.

이럴 때, 또한 우리는 좋지 못한 소식을 알고 있다. 최근 학교포털사이트에서나 대자보 등으로 논란거리와 논쟁이 되고 있는 총학생회 소식이 바로 그것이다. 등록금 협상 결과 등록금이 인상됐고, 공약의 실현 정도 또한 미미하며, 부정선거에 기획사 관련 리베이트 의혹, 그리고 학교 원룸 입사까지… 성균관대의 대표적인 자치기구들 중 하나인 곳을 학생들은 외면 혹은 부정하고 있다.

물론 나는 그들을 비난하는 의견들에 대해 반박하려는 것은 아니다. 총학생회가 잘못한 것들이 있다면 마땅히 공개 사과나 해명이 필요하며, 이는 ‘소통을 목표로 하는 총학생회가 선거 이후의 소통은 성대사랑 해명글 뿐이다’라는 한 학우의 말로도 충분히 설명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여기서 현재 학생 자치의 모습과 그 위기감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성균관대에서, 혹은 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원하는 자치 기구란 무엇일까? 이것은 단순히 복지 센터만은 아닐 것이다. 실제 지난 몇 년간 총학생회의 공약은 대부분이 복지였으며, 나머지는 학우들과의 소통이었다. 그리고 결과는, 복지의 성과보다는 선거 과정/그 이후의 각종 부정 의혹, 그리고 소통의 단절이었다. 주변에서도 이들을 비판하는 사람보다는 외면하고 관심을 끊는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났으며, 그 덕분인지 이번 총학생회는 결국 단선으로 나와 뚜렷한 선거활동 없이 당선되었다. 그리고 또 좋지 못한 소식들과 소통의 단절… 또 반복되고 있다. 1차적으로는 물론 학생들을 대표하는 자치기구의 책임도 있겠지만, 결국 그들을 외면하고 관심을 끊게 되는 우리에게도 2차적인 책임이 있지 않을까. 그리고 이것이 ‘서울대 학생회장 후보 없음…’ 이라는 신문 기사 등으로 대표되는, 학생 자치의 위기를 불러오는(혹은 이미 불러온) ‘구조’를 형성하고 있지는 않을까.

‘아싸’가 ‘아싸’가 아니라 혼자서 스펙을 쌓고 커리어를 만들고 공부해서 좋은 곳에 취업하기 위한 사람들인 지금, 학생들의 자치 기구보다는 커리어를 위한 단기적인 기업/외부 활동에 입사보다 경쟁률이 치열한 지금. 올해도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 총학생회와 학생회관 앞에서 새내기들 맞이에 분주해 보이는 동아리 부스의 모습이 유난히 대조되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