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조은혜 편집장 (amy0636@skkuw.com)

1천 5백이라는 숫자가 어느새 찾아왔습니다. 한 주 한 주 신문을 만들면서 갈수록 숫자가 높아지는 것은 느꼈지만 1500호를 맞이하게 되니 사뭇 느낌이 다릅니다. 1천 5백번의 신문을 제작하며 성대신문사는 60년에 이르는 세월을 보냈고, 계속해서 신문을 만들어 가겠지요. 1천 5백이라고 해서 거창하기만 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성대신문사는 학우 여러분께 몇 가지 약속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 째 언론으로서 최소한의 기능을 잃지 않으면서 최대한 소신 있게 기사를 작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재정적으로 완전히 독립적이지 않아 때론 작아지고 때론 무기력해지곤 합니다. 어떻게든 더 옳은 말을 담고 싶지만 꾸역꾸역 포기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 두 번씩 포기하곤 하는 기사의 일부분을 절대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겠습니다. 끝까지 견디고 견뎌 언론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신문사가 되겠습니다.

둘 째 학우들을 위해 존재하는 신문이 되겠습니다. 매주 발행되는 일정으로 인해 뒤돌아 볼 시간조차 없이 하루 하루 바쁘게 살아가다 보면 문득 깜짝 놀랄 때가 있습니다. 신문의 목적이 독자에 대한 관심보다는 신문 한 부 찍어내는데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하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신문을 왜 만드는지를 망각한 잘못된 태도임이 분명하지요.

또한 가끔씩 ‘성대신문’은 너무 어렵다거나 무거워 선뜻 읽어보고 싶지 않다라는 말이 들려올 때가 있습니다. 노력하고 있다고 믿고 있는 순간에도 독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바를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57년 간 유지해온 성대신문만의 틀을 지키면서 학우분들에게 좀 더 가까운 신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학내 유일의 대학언론으로서 언제까지나 존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학내 학생운동이 침체되고 대학문화라고 부를 것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지금, 대학언론의 정체성 역시 희미해졌습니다. 그 사이에서 대학언론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은 옅어졌으며, 지원자도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대학언론이 위기를 맞이했다고도 하는 이 시점에서 대학언론 중 한 곳으로서 성대신문이 어떤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다만 광고, 기업의 압박에 흔들리지 않고 앞뒤 계산하지 않는 마음으로 신문을 만들어가겠습니다. 필력도 부족하고 취재력도 형편없을 지 모르지만 마음 하나로 명맥을 이어가 언젠가 대학언론이 다시 빛을 발하는 순간, 그 어떤 신문보다 언론다운 대학언론이 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다듬어 가고자 합니다.

다만 한 가지 여러분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조금만 주변 학내의 일, 신문에 적힌 우리의 일에 스스로가 먼저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입니다. 각기 다른 미래로 인해 사소한 일에 관심을 갖는 것이 힘들지라도 조금만 신경쓴다면 사실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1500호는 성대신문의 긴 역사 중 하나의 신문에 불구하지만 저희 스스로의 반성과 쇄신을 통해 끊이지 않는 역사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