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설우윤 기자 (dndbs91@skkuw.com)

작년 이맘 때 뭣 모르는 신입생의 호기로 성대신문사에 지원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고등학교 때 은사님이 말씀해주셨던 당신의 학보사 시절 추억이 꿈 많은 고등학생이었던 나의 빈 도화지에 뿌리 깊게 밑그림을 그려놓았었나 보다.

그렇게 논술과 면접을 치러 성대신문 수습기자가 됐고, 한 학기가 지나 준정기자가 됐고, 다시 한 학기가 지나 정기자가 됐다. 어떻게 된 일인지 그동안 함께 입사한 대학부 동기 2명은 떠나갔고, 혼자 남은 나는 미처 그 어리바리함을 버리지 못한 채 대학부 부서장이 돼 있었다. 정기자 부서장. 상상도 못했던 일인데, 어느새 현실이 돼버린 것이다.

이렇게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나에게 일어난 변화는 나 자신이 놀랄 정도로 드라마틱했다. 이 글을 빌어 고백하자면…

신문사 기자들에게는 각자 부서에 맞는 취재처가 배분된다. 그런데 이 취재처를 찾아가는 것이 너무 겁이 났다. 낯선 사람들, 나보다 나이 훨씬 많으신 분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바로 그 문 앞에서 등을 돌린 경우도 있었다(데스크단 여러분께는 정말 죄송합니다).

그리고 그때는 넘기 너무나 힘들었던 그 문턱이, 지금은 너무나 작게 느껴진다. 아니 애초에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겨를 따위, 지금은 가질 수가 없게 됐다.

일단 문턱을 넘는다. 그리고 인사.

“안녕하세요, 성대신문 설우윤 기자입니다”

성대신문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나는 틀림없이 많이 바뀌었다. 집안에서는 여전히 못난 아들이라 날마다 야단맞는 것이 일상이지만, 적어도 사회 속의 나는 이전의 나와는 꽤나 다른 사람이 되어 있다.

지금 막 입학한 11학번 새내기들에게 묻고 싶다.

지금 여러분의 도화지에는 어떤 밑그림이 그려져 있는가?

혹시 나와 같은 밑그림을 가지고 있다면, 혹은 아직 미처 밑그림을 그리지 못했다면 주저 말고 성대신문의 문턱을 넘어주기 바란다. 그 문이 바로 ‘좁은 문’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