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21 생방송 체험기

기자명 유정미 기자 (sky79091@skkuw.com)

지난 25일, 여의도 도착. 점심을 마친 직장인들이 각자 회사로 돌아가는 시간. 도시풍 쌩쌩 부는 빌딩들 사이를 헤치며 길을 수차례 잃고 나서 겨우 그곳을 찾았다. 그곳, 역사를 생중계하는 방송 ‘라디오21’이다. 그리고 갑작스레 인터넷 방송에 발자취를 남겼다. 아무런 형식도 갖추지 않은 그야말로 날것 그대로 방송으로.

한 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생방송 스튜디오에서는 특집프로그램 ‘개그맨 노정열과 가수 손병휘가 마련하는 유쾌한 풍자 한 판, 노정열ㆍ손병휘의 여의도 한마당’이 갓 방송을 마친 후였다. 그리고 잠시, 생방송이 끝난 따끈따끈한 현장에서 김민지 방송팀장(프로듀서)을 만났다. 그는 현재 △최일순의 푸른 별 이야기 △최규엽의 행동하는 양심 △직접 DJ를 맡은 춤추는 나비의 오후 등 다양한 프로그램 제작을 맡고 있다.
“대학 다닐 때 방송국에서 활동했어요. 선배가 여길 처음 소개했죠. 그때가 촛불이 막 번지는 시기였어요. 대학 조교를 하려고 했는데 이 일에 매력을 느꼈어요. 민주화에 대한 문제의식 때문에. 제가 다니던 지방은 수도권보다 그런 인식이 좀 약했던 것 같아서 더욱 관심이 갔어요”
솔직한 대화가 오갔다. 활동하면서 느끼는 감정들, 사회에 대한 생각들을 들었다. 곧 이룰 수 있으리라 믿는 목표들도 나눴다. 그가 덧붙여 말했다.
“전 ‘역사를 생중계하는 방송답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가 가장 좋은 것 같아요. 하지만 일일 방문자가 20만 명을 넘는데도 시민단체나 일반인들이 우리를 마이너라고 얘기할 때는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죠”
대화를 마치고 사무실 곳곳을 둘러본 후 ‘밥은 잘 먹어야 한다’는 라디오21 직원들 덕분에 아담한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함께 하는 도중, 그러다 뜻하지 않게 방송출연이 결정됐다. ‘온 에어’ 등에 켜진 빨간 불빛과 함께 ‘춤추는 나비의 오후’ 방송 시작. 너무도 각자의 취향이라  어울리지도 않는 신청곡 두 곡을 요청했다. 두번 째 신청곡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스끼다시 내 인생>이 끝나갈 무렵 떨림 속에서 무언가를 말하기 시작했다. ‘대학언론’이라는 이야기를.
“대학언론이 다시 힘을 내려면 각 대학 간 정보공유나 공동 활동이 중요하겠네요. △주거문제나 △등록금 △대학졸업하고 반백수가 되는 문제를 다양하게 공동 취재할 수 있지 않을까요?”
“사실 타대학보와 연계해서 취재하는 게 예전보다 많이 부족한 상황이에요. 예전처럼 대선후보 공약분석 및 공청회를 하거나 앞으로 각 대학 간에 공동으로 취재할 수 있는 기획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아주 짧은 시간, 함축된 언어로 표현하기조차 어려운 사회문제에 대해서도 조심스레 꺼내봤다.
“20대, 정치에 무관심한 세대라고 하잖아요. 콘서트나 재미있는 문화적 형식의 무언가로 접근한다면 좀 더 관심 갖지 않을까요? 사실 예전의 맹목적 투쟁형식이 옳은 것만은 아니니까”
“우리나라 언론은 권언유착이 역사 깊은 문제인 것 같아요. 권력관계가 언론을 좌우하는…”
“이럴 때일수록 작은 언론들이 새로운 시스템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새로운 방식의 보도를 도입하는 것에 관심을 둬야겠죠”
정치를, 사회를 말하는 곳에서 대학생 그리고 대학언론인 우리가 인터넷으로 우리의 얘기를 전했다. 누군가 같은 시간에 혹은 다시 듣기로 우리의 방송을 듣고 있었다. 라디오21이 생중계하는 역사의 한 페이지에 우리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