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대학생의 정치 및 선거에 관한 무관심은 잘 알려져 있다. 정치와 선거는 직접 연관되어 있다. 그러나 대학생이 투표권을 행사하기가 귀찮아서 정치에 무관심한 것인지, 아니면 정치에 관심이 없어서 투표장에 나가지 않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선거란 대표기관 혹은 지도자의 자리에 인물을 선임하는 절차라는 사실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할 학자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정치 개념에 대해서는 많은 학자들이 다양한 정의를 내리고 있기 때문에, 엄밀하게 말해서 대학생이나 일반 국민이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것은 정확하게 무엇에 관심이 없는 것인지가 분명하지 않다. 학자에 따라서는 정치를 “국가의 운영이나 이 운영에 미치는 활동”이라고 정의하거나 또는 “국가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는 활동” 등으로 정의하고 있다. 정치를 이렇게 정의하면 일반 국민이 정치에 무관심 한 것은 위정자의 국가운영에 관심이 없거나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질에 염증을 느낀다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정치를 위와 같이 정의하면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해결하기 위한 방책은 거의 없다. 위와 같이 정치를 위정자의 운영이나 활동 또는 권력잡기로만 보는 것은 정치를 좁은 의미로 해석하는 것에 불과하다. 보다 더 넓은 의미는 정치 원래의 의미인 “”올바르게 다스리기(政治)”이다.  “올바르게 다스리기”란 왕조시대에서 하던 말이고, 현대적으로 풀어쓰면 정치란 “올바른 사회 만들기”란 뜻이다.
대학사회도 전체사회의 일부이기 때문에 위의 정의를 적용하면 대학사회에서 정치란 “올바른 대학사회의 형성”이 된다. 문제는 전체사회나 대학사회를 위해서 어떤 것이 올바른 것인가 하는 점이다. 현재 한국사회에서 올바른 사회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고용확대가 중차대하고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위정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이러저런 이유로 실업의 확대를 방치하고 있다. 선거 때만 되면 주요 정당들이 갖가지 실업대책을 발표하지만, 실제적으로는 공약(公約)이 아니라 공약(空約)에 불과하다. 그렇게 때문에 특히 청년층이 구체적인 문제해결이 아닌 추상적인 공약이 난무하는 정치판에 염증을 느끼고, 선거에 무관심해지는 것이다.
물론 대학사회는 전체사회와는 달리 구조나 규모도 전혀 다르지만, 대학사회 자체의 문제들을 안고 있다. 하나의 작은 사례를 들자면, 언젠가부터 대학축제가 되면 과거와 달리 유명 연예인들의 공연이 일반화되고 있다. 그 비용은 학생자체기구의 예산에 견주어 보면 적은 액수는 아닐 것이다. 학생은 일 년 내내 공부만 할 수 없고, 당연히 놀기도 잘 놀아야 학업의 능률도 오를 것이다. 하지만 그런 공연을 위해 들어가는 비용을 다른 문화비용이나 복지비용으로 전환시킨다면 더 높은 학업 능률을 제고 시킬 수 있을 것이다.
대학사회의 선거운동도 언젠가부터 기성 정치판의 선거처럼 노래와 율동이 캠퍼스를 소란하게 하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후보자들은 추상적인 말인 “열심히 하겠습니다”를 목이 쉬도록 되풀이 하고 있다. 도대체 어떤 일을 열심히 한다는 것인지 그 의미가 애매하다. 그러나 무슨 일을 열심히 할 것인지를 정하는 일은 유권자의 몫이다. 전체사회에서 일반 국민들의 바램은 여론으로 수렴되지만, 여론을 수렴하는 미디어는 어떤 면에서 여론을 조작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여론의 올바른 수렴이 어렵다. 그러나 대학사회는 상대적으로 훨씬 규모가 작고, 전체사회의 여론처럼 조작되지는 않고 있다. 대학생은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여러 가지 경로를 가지고 있는 편이다.
대학생의 선거권·피선거권을 제고하기 위한 기술적인 방식으로 피선거권의 행사를 위해서는 포지티브 인센티브, 선거권의 포기에 대해서는 네거티브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사실 취업난에 직면하여 학업에 전념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학생자치기구를 운영하기 위해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다. 투표율이 저하되는 경향에 대처하기 위해서 벌금을 부과하는 국가도 있다. 대학생들이 그런 방식의 도입에 대해 심한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기 때문에, 차기 학생자치기구가 충분한 논의를 거쳐 네거티브 제도에 대한 현명한 방안을 도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