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무선연구회 중앙동아리 'HAM'

기자명 정송이 기자 (song@skkuw.com)

정송이 기자
지지직. 몇 번의 소음이 끝난 후 ‘CQ CQ 여기는 성균관대학교 무선연구회, 응답하라’. 긴 소음 후 만나게 될 음성을 기다리는 무전기 교신. 누가 받을지 모르는 두근거림 때문에 세월 속에 묻힌 무선기를 간직하고 있는 동아리가 있다. 바로 우리 학교 아마추어 무선연구회 동아리(이하:HAM)이다.
HAM은 1981년 원동호(컴공) 지도교수와 공과대학 학생들이 주체가 돼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무선교류를 취미로 시작했지만 약 30년 동안 동아리의 역사는 굳게 이어지고 있다. 올해 신입생만 30명이 모집될 정도로 인원수가 늘어났다.
많은 이들을 HAM으로 이끈 무선통신의 매력은 무엇일까. 그것을 느끼기 위해선 일단 장비를 켜고 교신할 주파수를 맞춘다. 어디선가 들은 듯한 잡음을 뚫고 이제 상대방에게 마이크에 대고 외치면 된다. “CQ CQ 여기는 HAM” 그러면 다른 아마추어 무선인들이 채널을 돌리다 소리를 듣고 응답한다. CQ는 ‘각국’이라는 뜻으로 불특정한 다수를 부르는 말이다. HAM 회장 신동완(기계공학10) 학우는 “특정 사람과 교신할 수도 있지만 불특정한 사람과 교신할 때 그 두근거림이 무선교신의 매력이죠”라며 “다른 통신 수단에 비해 불편한 것은 사실이지만 통신 기호를 외울수록 할 수 있는 대화가 늘어가는 재미도 있어요”라고 무선통신의 매력을 설명했다.
HAM은 학기 초에 전파를 처음 쏜 날을 기념하는 개국식을 열고 동아리의 번창을 기원하며 고사를 지낸다. 또 폭스헌팅이라 하여 폭스라는 기계를 만들어 숨기면 라디오를 이용해 주파수를 맞춰 그 폭스들을 찾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신 학우는 “보물찾기처럼 라디오를 들고 다니면서 폭스를 찾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재미가 쏠쏠해요”라며 HAM의 매력이 무선교류에만 있는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안타깝게도 무선교류는 아무에게나 허락되지 않는다. 아마추어 무선기사 자격증이 있어야만 비로소 상대방에게 음성을 보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 아마추어 무선기사 급수별 OP시험에 합격하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데, HAM에서 서로 모여 시험공부를 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HAM에 참여하고 있는 장우제(조경07)학우는 “3급 시험 과목은 △무선기기취급법 △전파법규 △통신보안 세 가지에요”며 “어렵지 않으니 시험 때문에 무선교류의 재미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고 전했다.
생소했던 만남이 무선교류로 생겨나기도 하고 지직거림으로 놀이를 만들기도 하는 이들. 내년에 다가올 새해의 생소함을 해소시키기 위해 이들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신 학우는 “OP시험을 합격해 더 많은 학우가 무선교류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공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에요”라며 “동아리에 사람이 더 많아지는 것도 목표예요. 선후배 간의 우애도 돈독하니 어려워하지 말고 편안하게 다가와 주세요”라고 전했다.
무료한 오후, 할 일 없고 우울할 때 말동무가 필요하다면 라디오를 켜자. 그리고 누군가 만나길 기대하며 주파수를 조절하다 CQ CQ라는 소리가 들리면 반갑게 응답해주자. “응답했다 오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