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타운컬쳐파티

기자명 유정미 기자 (sky79091@skkuw.com)

최근 들어 인디씬이 TV 프로그램과 영화 등 주요 소재가 되면서 중흥기를 맞았지만 동시에 대규모로 소비되고 거대 미디어 자본에 의해 상업화되고 있다. 일례로 대표적인 야외 음악 페스티벌 ‘월드DJ페스티벌’이 직접 섭외한 국내외 밴드에는 높은 출연료를 지급하는 반면 공모를 통해 뽑힌 국내 밴드에는 팀당 10만 원의 교통비만 지급하기로 하면서 참여 밴드가 보이콧을 선언해 이 문제가 수면 위에 올랐다. 예술인에 대한 정당한 대가 지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사례들이 계속되는 것이다.

유정미 기자  sky79091@skkuw.com

이 상황에서 작년 홍대에서 주로 활동하는 △밤섬해적단 △연영석 △허클베리핀 △회기동 단편선 등 60개가 넘는 인디음악인이 모여 ‘자립음악가생산자조합(이하:조합)’을 결성했다. 조합의 일원인 단편선 씨는 “홍대에서 예술 하는 많은 사람이 경제적 약자가 돼가는 것이 현실이에요. 그래서 생활협동조합 형태를 생각했고, 결과적으로 누가 소비하고 생산하느냐는 이분법적 형태가 아닌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공동으로 소유할 수 있는 조합 형태를 만들었습니다”라고 전했다. 조합은 홍대라는 상징적인 공간에서 시작했지만 로컬리티를 생각하며 지역문화를 발전을 꾀하는 ‘팔도자립네트워크’ 조직도 생각하고 있단다. 그리고 이들의 활동에 독립영화, 홍대 재개발지역 내에 자리한 칼국수 집 ‘두리반’이 힘을 실었다.
△자립과 예술, 이 둘이 함께 공존할 수 있을까 △과연 예술을 사고파는 것이 가능할까 △어떻게 예술인들의 생계를 보장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이들의 고민은 독립적으로 예술하지 못하게 하는 시대에 예술하려 몸부림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이어졌다. 문화 프로젝트이자 독립영화인 ‘뉴타운컬쳐파티(ntcp.kr)’는 조합이 결성되는 과정을 면면에 담아내는 중이다. 프로젝트의 이상욱 PD는 “이 영화는 예술계 전반, 특히 △노동 △독립영화제작 △저작권 문제를 고민하다가 시작했습니다. ‘열정이란 이름으로 노동을 착취하지 말자’는 것이 저희의 꿈이자 모토죠”라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이 때문에 영화는 ‘사회적 제작’이라는 방식으로 제작되고 있다. 회원들의 기금을 모아 제작비를 조달하고, 수익을 사회에 기부하고, 프로젝트를 통한 수익금은 독립영화제작지원금으로 출연된다. 공공제작 방식을 통해 독립영화의 선순환, 예술계의 더 나은 시스템을 모색하는 방식이다. 음악은 독립영화로, 독립영화는 또 다른 독립영화로 끊임없이 재생산된다. 예술하는 사람들의 노동과 자립을 끊임없이 고민한 결과다.
유정미기자

지난 4월 29일부터 5월 1일까지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11 자립음악가대회 뉴타운컬처파티51+’가 열렸다. 조합은 창립설명회에서 발기선언문을 낭독했다. ‘홍대 앞과 재개발, 우린 어디로 가는가’, ‘빅 페스티벌과 음악가의 권리’를 주제로 토론회도 진행됐다. 이날 토론회에서 두리반 주인이자 소설가 유채림 씨는 “지금 홍대 걷고 싶은 거리는 상업화와 지하상가 건설 계획 탓에 생명력이 없어지고 있습니다. 자신의 작품들을 전시하고 판매하고 공연하는 자유로운 공간이 돼야 보고 싶은 거리, 살고 싶은 거리로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주장했다.
프로젝트와 조합이 있기까지 저마다 주장하는 바도 다르고 생각하는 점도 달라 말도 많았다. 그래도 공연도, 고민도 계속된다. 8월에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영화가 첫 공개 되며 정식 개봉은 10월이다. 이들은 영화가 제작되는 과정에서도, 개봉 이후에도 공연이나 세미나 등을 통해 시민과 지속적으로 공공제작을 이어갈 생각이다.
유정미기자

지난 노동절 새벽, 두리반엔 비가 내렸다. 하지만 날씨가 어떠했든 음악이 흘렀고 사람들은 느낀 감정 그대로를 춤으로 음악으로 새롭게 창작했다. 그렇게 음악과 영화는 모두의 것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