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 아이디어 재생산 가능… 소셜펀딩 자체적 신뢰 구축 필요해

기자명 유정미 기자 (sky79091@skkuw.com)

월간으로 발행하는 사진전문 독립잡지 <블링크>를 발행하는 김아람 씨. 그녀는 잡지 제작 전체를 혼자서 담당하는 1인 출판 형태로 <블링크>를 발행하고 있다. 그녀는 두 달 전, 문화ㆍ예술계 특화 ‘소셜펀딩’ 플랫폼 ‘텀블벅’으로부터 프로젝트 제의를 받았다. 그리고 지난 3일 ‘텀블벅’ 홈페이지에 잡지 <블링크>가 소개됐다. 소셜펀딩을 통해 투자자를 모으고 있는 것. “처음에는 고민이 많았어요. 프로젝트 실패가 <블링크>에 대한 이미지 실추로 이어질까 두려웠어요. 하지만 소셜펀딩이 독립적 예술 창작가들에 대한 아카이브가 될 수 있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죠”


소셜펀딩 사이트 텀블벅에 올라온 블링크 프로젝트.
소셜펀딩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기반을 둔 프로젝트에 다수의 개인이 투자하는 방식을 통해 프로젝트를 실현시키는 것으로 ‘소셜 펀드레이징’이나 ‘크라우드 펀딩(Crowd-funding)’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는 어떤 사업자나 예술가가 괜찮은 아이디어나 프로젝트를 구상은 하고 있지만, 자금이 부족해서 실현하지 못하는 경우,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서비스(SNS)를 통해 투자액이나 후원금을 모으는 시스템이다. 프로젝트 투자 목표액이 소액이기 때문에 안전하고 적은 돈으로도 투자할 수 있으며, 프로젝트가 성공하게 되면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보상(리워드)이 이뤄진다. 단순히 자금을 배분받는 형태가 아니라 음악가에게서는 음반이나 콘서트를, 사회적기업에게서는 서비스를 받는 등 투자액마다, 프로젝트의 형태마다 각기 다른 형태로 보상받는 것이다. 이미 외국에서는 ‘킥스타터’나 ‘인디고고’ 등이 대표적 사례로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도 다양한 플랫폼 등장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소셜펀딩 플랫폼 서비스를 몇몇 업체가 시작하면서 소셜펀딩 자체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 이용률이 급증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중시하는 개인들이 늘면서 소셜펀딩이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업스타트’의 유영석 대표는 “코이카와 UN에서 활동하면서 단순 모금에 대한 한계를, 투자은행에서 인턴을 하면서는 투자의 원리가 너무 사익 단계에서 머무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사회적 가치와 금전적 가치의 접점인 소셜펀딩 회사를 만들게 됐습니다”라고 회사 운영 계기에 대해 전했다. 5월에는 밴드 ‘친목도모’가 업스타트를 통해 2집 앨범 준비 자금을 마련했다.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과 함께하는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마련할 예정이다.
‘펀듀’는 킥스타터와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 이외에도 △안영준 씨의 ‘오빠 미안 못 믿겠어’라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고등학교 영화 동아리 ‘드림팩토리’의 SF 영화 △네이버 파워블로거 사진전 등의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7일인 오늘은 서울시 ‘청년창업 프로젝트 1000 제2기 졸업페스티벌’에도 참가해 설명회와 상담을 진행할 계획이다. 편듀 기획팀 김혜진 씨는 “소셜펀딩이 국내에서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착시키고 창업, 벤처 지원 제도의 보완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사람들의 소중한 꿈을 실현하게 할 수 있도록 민간 후원 등에서 작은 나눔을 실현하고 싶습니다”라고 앞으로의 목표를 설명했다.
이외에도 △디스이즈트루스토리 △콘크리트 △텀블벅 △더트루컴퍼니 등의 회사가 문화 다양성을 사회에 실현시키기 위해 재기 발랄한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중이다.

독창적ㆍ창의적 예술, 창업 진흥시키는 매력
일반적으로 예술 프로젝트는 금전적인 회수를 장담하기 어렵다. 창의적 프로젝트일수록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기부나 후원이 창작자들의 유명세에 의존하는 경향이 컸다. 하지만 소셜펀딩을 통한 프로젝트 투자는 단순한 기부를 넘어 프로젝트 자체의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 젊은 청년들의 창업 역시 마찬가지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사회 전반적으로 중요시되는 상황에서 사람들에게 더 많은 공익적 활동들을 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작년부터 활동 중인 우리 학교 사회적기업 동아리 ‘SEN’에서도 소셜펀딩을 통한 프로젝트 후원 계획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을 소개하는 팟캐스트* 채널을 만들어 나가고 있으며 6월 말 업스타트를 통해 투자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프로젝트를 만들어가고 있는 홍지현(디자인08) 학우는 “프로젝트를 소셜펀딩에 소개한 후 실패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처음부터 없었어요. 사람들이 펀딩에 동의하지 않아서 투자액이 목표보다 모이지 않았을 때 저희 프로젝트에 대해 돌아볼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소셜미디어전략연구소’의 배운철 대표는 외국 소셜펀딩의 대표적 모델인 ‘킥스타터’를 예로 들어 소셜펀딩의 가치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킥스타터에서는 모든 프로젝트가 공개적으로 진행됩니다. 특히 소셜미디어를 사용하거나 영상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사람들로부터 흥미로움과 참여를 이끌어내죠. 2000년대 초반부터 인터넷을 통한 투자 열풍이 불면서, 소셜펀딩이 시작됐고 프로젝트의 전 과정을 공개하면서 개인 투자자들도 정보에서 소외되지 않고 성공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게 됐죠”라고 말했다.

견고한 서비스 구축 통해 신뢰 쌓아야
하지만 국내에서 소셜펀딩 개념이 알려지고 실제 사업이 시작된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그 기반을 제대로 다지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물론 업체들이 신용기관에 회사를 등록하는 등 다양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거래 수수료로 상당수 이익을 얻는 점에서 투명성이 더욱 강조되는 것이다. 더불어 사회적기업이나 예술계 전문가 인력 확충도 중요한 성공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업스타트의 유영석 대표는 국내 소셜펀딩 발전 방안에 대해 “프로젝트 진행자는 소셜펀딩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얼굴을 공개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회적 책임이 따릅니다”라며 법적 조치보다도 사회적 조치가 매우 강하기 때문에 서로 간에 신뢰감이 생기는 구조임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위험요소를 줄이는 방안이 중요합니다”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소셜미디어전략연구소’의 배 대표는 “소셜펀딩이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좋은 투자자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해요. 킥스타터는 금액이 목표치에 도달하지 않으면 투자자에게서 투자금액을 인출하지 않습니다. 투자금액의 투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금융사고로 이어질 염려가 없죠. 또 보상 방식을 더욱 체계화한다면 소셜펀딩이 공감을 얻고 더 활성화될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