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지난 5월 29일 대학본부는 자유전공학부 학생회, 생명공학부 교수진과 학생회에게 학부의 폐지를 통보했다고 한다. 자유전공학부는 2012학년도 신입생을 받지 않고, 생명공학부의 경우 연구ㆍ교육 강화 및 활성화 지원을 위해 하위 학과를 모두 다른 학부에 통폐합 시키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2009년 자유전공학부는 전공에 구애받지 않고 여러 학부의 과목을 자유로이 수강함으로써 다학문적ㆍ학제적 융복합교육을 실현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개설됐다.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은 자유전공학부 자체의 교육과정을 제1전공으로 이수하고, 글로벌경영ㆍ경제학부, 사범대학, 예체능계통의 학부 등 몇몇 특수한 전공을 제외한 모든 전공 중 하나 이상을 복수전공으로 이수하는 특별한 학부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학교는 기존의 우수한 법학과 지원자를 흡수하기 위해 글로벌 경영ㆍ경제학부와 더불어 자유전공학부라는 신설 학부를 차례로 설립했다고 한다. 그러나 자유전공학부 입학생의 성적이 학교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 폐지 판단 근거의 일부라고 한다. 반면에 학생들은 로스쿨과 행정고시 트랙에 대한 지원이 미흡했다는 점이 오히려 더 큰 문제였다고 주장하는 등 논란이 되었다.   

한편 생명공학부 해체를 둘러싸고 생명공학부 교수, 대학원생, 학부생들이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했었다. 교수와 대학원생들은 각각 ‘생명공학분야의 연구와 교육을 확대 발전시킬 수 있도록 생명공학부를 ‘생명공학대학’으로 개편할 것’, ‘일방적인 생명공학부 개편안에 대한 타당한 논리를 제시할 것’을 학교 측에 그동안 주장하였다.

결국 지난 주 몇 차례의 학부모 간담회 등을 가졌던 자유전공학부 문제는 대학본부가 30일 학사구조와 대학원 진학 트랙을 없애 완벽한 고시반으로 운영하는 것을 조건으로 학부를 존속시킨다는 결정을 하였다. 생명공학부의 경우에도 모든 계획을 백지화 하고 구성원 의견대로 생명공학대학으로 승격시키는 방안으로 지난 주말에 최종 결정하였다고 한다.

제 2차 세계대전을 승리를 이끈 연합군사령관 출신인 미국 34대 대통령 아이젠하워가 퇴역이후 콜롬비아 대학교 총장으로 있을 때 에피소드이다. 일부 대학생들이 길이 없는 데도 불구하고 학교정원의 중간으로 자꾸 다녀서 학교당국이 통제하려고 하자, 아이젠하워총장은 그 길을 새로운 길로 그냥 그대로 인정하라고 지시 하였다고 한다.  학생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그들의 의견을 수용하는 태도는 아이젠하워 총장뿐만이 아니라 모든 지도자의 성공적인 리더쉽의 본질 중의 하나인지도 모른다. 

한편으로 한달만에 학교의 중대 사안에 대한 학생과 교수들의 강한 반응에 학교가 슬쩍 물러섰다는 비판도 받을 수 있게 됐다. 다시 말해서 학교 측이 고심 끝에 결정했다는 사안을 쉽게 번복하는 것으로 비치면 구성원들의 신뢰를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교가 그러한 비판이 있을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과 교수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소통하면서 구성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더욱이 한 학기가 마무리되어 가는 지금, 그동안 학교를 뜨겁게 달군 현안들이 합리적인 대안 마련과 더불어 해결되는 것은 참으로 바람직하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