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독립잡지 인터뷰

기자명 서준우 기자 (sjw@skkuw.com)

<tag !t> 제공
대학생, 20대에 막 접어든 성인으로서 그동안 하고 싶었던 것을 맘껏 누리며 한창 즐거울 수 있는 시기이면 좋겠다. 그렇지만 요즘 대학생이라는 이름에선 인생의 진로를 놓고 고뇌하며 가깝게는 학점에 목을 매야 하는 그들의 무거운 어깨가 먼저 느껴진다. 이런 시기에 몸과 마음을 축 늘어지게 하는 고민을 잠시 벗어 놓고 생전 해본 적도 없는 잡지를 만드는 일에 뛰어든 사람들이 있다. 숭실대학교 인근에 위치한 <tag !t(이하:태그잇)>의 사무실에서 이유민 대표와 장윤필 마케팅실장에게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태그잇>은 올해 4월 창간호를 낸, ‘20대들이 만드는, 20대들의 소셜 미디어’를 지향하는 따끈따끈한 신생 잡지다. 장윤필 마케팅실장이 작년부터 기획을 시작해 올해 1월 3일 정식으로 사무실을 갖고 활동을 시작했다. 장 실장은 “처음에는 지금의 형식이 아닌 20대를 대상으로 하는 패션 잡지를 생각했었어요. 그러다 뜻이 맞는 사람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하며 기존의 계획이 수정돼 더 많은 콘텐츠를 포함하고 있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잡지 <태그잇>이 탄생하게 됐습니다”라고 잡지의 탄생 배경을 소개했다.
<태그잇>이란 이름이 붙게 된 데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로는 잡지가 하나의 주제에서 다른 주제로 넘어갈 때 내용 속의 키워드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태그 방식을 도입했다는 점. 잡지를 읽을 때 계속해서 내용이 이어지게 하는 태그를 찾아보는 것은 색다른 즐거움이다. 두 번째로는 잡지에 담긴 의도가 'tag'의 사전적 의미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 이 대표는 “우리 잡지가 잡지를 읽는 사람들에게 늘 따라다니는 tag(꼬리표)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라고 설명했다. 나아가서 잡지의 개성을 부각하는 방안으로 현재는 공개할 수 없으나 우리나라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태그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는 웹사이트도 개발 중이다.
<태그잇>은 무기력한 일상에 지친 대학생들에게 20대스러운 발랄하고 유쾌한 콘텐츠를 제공해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20대가 20대를 대상으로 만드는 잡지인 만큼 공감대 형성에는 다른 매체에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도 그들의 활동을 뒷받침한다. 기존의 대학생을 위한 잡지와 차별화되는 점은 일명 ‘스펙 쌓기’와 관련된 정보가 없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스펙을 쌓는 일도 중요하지만 <태그잇>은 그것에서 탈피해 패션, 음식, 여행, 문화에 대한 정보를 통해 다양한 즐거움을 찾을 수 있게 해주고 싶었어요”라고 그 이유를 드러냈다.
구성원 모두 처음 하는 일이다 보니 잡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이 대표는 “모두가 학생이다 보니 실제 출판이 이뤄지는 과정에 대한 지식이 없어 어려움이 있었어요. 또 서로 다른 성격의 사람들이 모여 작업하다 보니 의사소통의 문제를 겪기도 했지요”라고 전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긍정적인 태도로 어려움을 이겨냈고 현재는 발간 부수를 늘리고 형식의 변화를 주는 등 발전을 위한 시도를 거듭하고 있다.
그동안 대학생을 위한 잡지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태그잇>은 구성원 모두가 대학생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태그잇>의 시작을 함께한 10여 명의 구성원은 평준화된 대학생의 삶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힘으로 무언가를 이뤄내겠다는 열정으로 이 일을 시작했다. 그들 중 대부분은 현재 학교를 휴학하고 최소한 1년간은 이 일에 ‘올인’하기로 결심했다. 다른 고민을 내려놓고 이 일에만 힘을 쏟고 있는 만큼 장 실장은 “단순히 대학생들의 손으로 만든 잡지로 인식되기보다는 기성 잡지에 뒤처지지 않는 하나의 잡지로 당당하게 인정받고 싶어요”라고 목표를 드러냈다. 새로운 경험을 위해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됐느냐는 질문에는 “창업을 하지 않고 회사에 입사하는 것도 새로운 경험일 거예요. 하지만 안정적인 길을 가기보다는 내 소신에 따라 하고 싶은 일을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라고 의견을 표했다.
최근 대학생들은 꿈에 대한 고민 없이 주변 사람들이 선택하는 길을 따라 진로를 결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학교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러 나선 이들처럼 나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직접 경험해 본 자만이 맛볼 수 있는 가슴 벅찬 감동을 분명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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