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황보경 기자 (HBK_P@skkuw.com)

나는 학술면에 실리는 기사를 쓰는 학술부 기자다. ‘학술’이라는 이름부터가 조금은 지루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기에, 우리 부서는 기사를 쓸 때 다른 것보다도 흥미도를 비교적 우선시 한다. 그런데 내가 이번에 쓴 기사는 남한말과 북한말의 차이에 관한 것이었다. 기사를 쓰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생각, ‘과연 몇 명이나 읽을까?’
솔직히, 북한과 관련된 소재 중 과연 어떤 것이 많은 대학생의 지대한 관심과 흥미를 끌 수 있을지, 난 잘 모르겠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 것은 내가 여기서 기사를 쓰는 한 북한에 관련된 기사를 한 번 더, 아니 꾸준히 써나갈 것 같다는 것이다. 돌아올 무관심을 생각하며 기사를 쓰는 내내 회의감을 떨쳐내지 못 할 것임에도 말이다.
사실 나 역시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북한에 대해 별 관심을 갖지 않았다. 오히려 해외 먼 곳의 국가가 북한보다 더 가깝게 느껴질 정도로 나의 편견 속 북한은 그저 단절된 세상에 불과했다. 그런데 대학에 들어와서 정말 놀랐던 적이 있다면 우리 학교에도 북한에서 온 학생들이 다닌다는 사실을 들었을 때였다. 비록 브로커를 거쳐야 했지만, 그들은 거의 매일 가족들과 통화도 했고 필요하다면 용돈도 보내드렸다. 겉모습만으로는 알아보지 못 했을 뿐, 나도 학교 안에서 그 학생들과 한 번이라도 마주쳤을 것이 분명했다. 이북의 사람들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가까이에 있었던 것이다.
물론 내가 이런 생각을 하며 북한에 관련된 기사를 쓴다고 해서 내가 쓴 기사의 질이 나아지는 것은 아님을 잘 알고 있다. 오히려 내가 몰랐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북한에 관련된 기사를 쓰는 것은 이기적인 행동일 것이다. 그러나 대학생들 사이에서 북한은 그다지 큰 관심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여전히 분명하다.
그렇기에 난 독자들의 무관심을 무서워하면서도 분명 또 북한과 관련된 학술부 기사를 써내려갈 것이다. 그들이 내 생각보다 훨씬 더 가까이에 있음을 느꼈던 경험을 조금이라도 더 많은 학생들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