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호(법) 교수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성대 신문사의 문화부 차장 엄보람 학생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가능하다면 “돌물목”코너에 기고를 해달라는 부탁이었다. 모처럼 부탁을 받아서 기고를 하겠다고 약속을 하였다. 그런데 이런 저런 일을 하다가 어느 새 마감시간이 다가왔다. 주제는 자유라고 하는데, 무슨 말을 할까 하다가 나의 신변잡기를 소개하면서 교수의 한 사람의 사는 모습을 통해서 학생들과 보다 깊은 만남의 단초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쓰기 시작하였다. 
나는 아침이 좋다. 아침의 싱그러운 공기와 밝아오는 하늘이 좋다. 아침 5시 20분에 맞추어진 알람이 나를 깨운다. 알람 소리를 듣고서는 대체로 일어난다. 그리고는 집을 나서서 학교 근처에 있는 교회로 가서 QT를 하기도 하고, 때로는 테니스장으로 가서 테니스를 친다. QT를 통해서 하루를 하나님의 말씀을 간직하면서 보내고자 한다.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깊이 발견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려고 노력한다. 나는 성경 중에서 ‘요셉’이라는 인물을 특히 좋아하는데, 그의 인생 역경과 믿음의 승리를 인함이다. 자기 형제들로부터 죽을 위험과 배반을 당하고 머나먼 이국나라 애굽으로 팔려간다. 사랑을 듬뿍 받던 집안 왕자의 신분에서 노예의 신분으로 전락한다. 이런 상황에서 보통은 이빨을 뿌드득-, 뿌드득- 갈면서 분노와 복수의 화신으로 진화하지 않을까? 그는 운좋게 애굽에서 왕궁 경호실장의 몸종이 되어서 신망을 받고 재기의 희망을 보게 된다. 그런데 경호실장의 아내가 꽃뱀으로 나타나 요셉을 미혹하게 되고, 요셉은 미혹을 거절하다가 뿌리치고 도망을 간다. 그런데 그 아내는 도리어 요셉을 성추행으로 고소 하면서 증거로서 요셉이 도망갈 때 흘린 옷을 제시한다. 요셉은 이로 인해 중죄인들이 갇히는 지하감방에 투옥된다. 이 얼마나 기구한 운명인가? 인생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을까? 그러나 요셉은 이 모든 일 가운데서도 살아계신 하나님께서 크신 뜻을 두고 계심을 믿는다. 그의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는 애굽 황제의 꿈을 해몽하면서 그의 총애를 받게 되고 일약 비서실장의 위치에 오르게 된다. 그가 경호실장의 아내를 어떻게 대했다는 언급은 없다. 다만 요셉을 애굽에 판 형제들과의 대면에 대해서 기록한다. 형제들은 기근으로 인해서 굶어죽게 되자 곡식을 사러 애굽으로 와서 요셉 앞에 서게 되었다. 형제들은 요셉을 기억하지 못하였으나 요셉은 그들을 기억하였다.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나는 법이라고 누가 말했던가? 여러 분과 나는 이 상황에서 어떤 생각을 하였을 것인가? 잘 만났구나! 내 이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내가 받은 고통의 수백배 수천배 되갚아 주겠다! 그런데 그는 고백하였다: 당신들이 나를 애굽으로 판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나에게 큰 뜻을 두시고 나를 먼저 애굽으로 보내셨습니다. 당신들이 나에게 해악을 가하려고 하였으나 하나님은 그것을 도리어 선으로 바꾸셨습니다. 나는 요셉의 이 믿음이 너무나 좋다. 그리고 이 믿음은 결코 실망시키지 않는다.
우리는 하루를 어떤 마음으로 시작하는가? 나는 살아계신 하나님의 섭리(providence)를 믿으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아름다운 세상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나를 만나는 사람과 학생들에게 감사하고, 학교 식당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것에 감사한다. 학생들을 만나서 함께 수업하고 배울 수 있는 것에 감사한다. 나는 우리 학생들이 이러한 하나님의 섭리를 믿으며 생활하기를 바란다. 운명을 극복한 요셉의 섭리를!
나는 테니스를 좋아한다. 왜냐하면 재미있으면서도 운동이 되고 스트레스를 날려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속한 클럽에는 최연장자가 1924년 생이신 의사선생님으로 88세이시고, 아직도 뛰어다니실 정도의 체력을 지니고 계신다. 연세가 많으신 분들과의 교제를 통해서 그 분들의 인생관과 지혜를 배우고자 노력한다. 젊음도 성공도 잠시이고 결국 건강한 자가 최후의 승자인 것이 인생이라고 하신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라고 하신다. 테니스는 생각보다 과격한 운동이 아니다. 적당하게 땀을 낼 수 있는 운동이다. 과격하게 되는 경우는 나의 스윙이나 타격 폼에 흐름이 자연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므로 이를 조금씩 바로 잡으면 되는 것이다. 여러 분들도 학생시절부터 좋아하는 운동을 찾아서 시작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학교 연구실로 와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는다. 그리고 나서는 강의준비나 연구논문을 작성한다. 교재를 집필하기도 하고 각종 공무원 시험의 출제와 채점도 병행한다. 오랫동안 책상에 앉아서 컴퓨터 작업을 하였더니 목이 뻣뻣하고 디스크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눈도 침침할 때가 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마구마구 느껴진다.
나는 법학전문대학원과 법과대학에서 행정법과 환경법을 강의한다. 나는 학생들의 입장을 이해하고자 노력한다. 수업분위기를 될 수 있으면 모두가 존중받는 느낌을 가져서 학생들이 보다 활발하고 자신의 의견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개진할 수 있도록 하고자 시도한다. 행정법을 강의하면서 강의식도 해보고 학생들이 스스로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도 시도하고자 한다. 특히 PBL 강의 방식을 듣고서는 이를 한 번 시도해 보기로 하였다.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주어진 범위 내에서 문제를 만들고 이를 파워포인트로 준비하여 제시하는 것이다. 그러면 다른 학생들이 주어진 문제에 의견을 개진하고 또한 다른 학생들도 의견을 발표하면서 토론으로까지 나아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학생들을 소그룹으로 묶어서 수업을 진행하고자 한다. 사실 나도 모르는 것에 대해서 부끄럽고 혹시나 질문을 받을까봐 걱정이 된다. 그렇지만 그래도 도전하는 삶이 아름다운 것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자랑스러운 우리 학교 학생들을 생각할 때, 모든 일에 자신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도전하기를 바란다. 예습을 하자! 그리고 질문을 하자! 그리고 자기에게 맞는 정리를 하자!
강의를 위해서 전공서적들을 참조하기도 하지만, 짬짬히 시간을 내어서 다양한 장르의 책들을 읽고자 노력한다. 나는 많은 책을 읽지는 않지만 읽고 나서는 독후감을 써 보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 때로는 영어나 독일어로 독후감을 쓰면서 어학 실력도 향상 시키고자 노력한다. 최근에는 부와 행복의 흐름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그 핵심은 흐름의 길목에 서는 자가 되라는 것이었다. 부를 추구하는 현대 사회에서 진정한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부로부터 자유함을 가져야 하며, 이러한 자유함을 가지고 부가 흐르는 길목에서 활동하는 자가 되라는 것이었다.
이런 저런 준비를 하다보니 저녁 8시 30분이 되었다. 나는 주로 8시 30분에서 9시에 퇴근을 하는데, 그 이유는 이 시간대가 집에 가는데 차가 비교적 덜 막히기 때문이다. 집에 가서는 어머님, 아내, 그리고 큰 딸과 작은 딸에게 인사를 한다.
하루를 보내면서 일을 많이 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애석해 하기 보다는 이루었던 작은 일들에 대해서 감사한 마음으로 마무리 하려고 노력한다. 침대에 누워서 기도를 하면서 하루를 과거로 돌려 보낸다. 나는 우리 성균인들이 모두 하루 하루 정성을 다해서 생활하고 작은 일에 감사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