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서준우 기자 (sjw@skkuw.com)

‘기자’라는 이름으로 성대신문사에서 활동한 지 어느덧 3학기째를 맞게 됐다. 입사가 늦어 동기들보다 하나 높은 학번, 또 일반학생이 아닌 ROTC라는 특징 때문에 주변 사람들로부터 왜 기자 일을 시작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바쁘다, 힘들다 하면서도 거기에 계속 붙어 있는 데는 뭔가 특별한 목적이 있을 거라 생각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그때마다 그들이 기대했을지 모를 똑 부러지는 대답을 해준 적이 한 번도 없다. 기자가 되겠다는 막연한 꿈은 있었지만 그에 대한 지식은 전혀 없는 채로 일단 들어가서 알아보자 하고 들어왔던 게 어느새 이렇게 됐고 하루하루 일에 치여 바쁘게 보내다 보면 기자라는 본분은 잊혀지기 일쑤였다.
지금도 내가 성대신문의 기자라는 타이틀을 당당히 내걸만한 자질과 능력을 갖췄는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이 자리를 놓칠 수 없다는 생각을 한다. 이 일을 시작한 이후로 내가 맡은 일이 ‘쉽다’고 느껴진 적이 한 번도 없다. 남에게 부탁하기보다는 그냥 스스로 해결하는 성격인 나로서는 학교 직원이나 전문가에게 전화를 걸어 기사에 덧붙일 멘트 하나를 듣는 것도 큰 도전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찾아오는 크고 작은 도전들은 응하거나 피하거나 내 맘대로 결정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기자라면 능히 넘어야 할 산이고 나도 그동안 수많은 장애물을 만나 쓰러지기도 했지만 도중에 내려오지는 않았기에 지금까지 왔다. 기자라는 이름과 그것이 주는 책임감이 없었다면 내가 이런 도전들을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기자가 주는 선물은 또 있다. 어제 지갑에 새로운 명함 두 장을 끼워 넣었다. 기사를 위해 눈 딱 감고 뻔뻔하게 취재요청을 하지 않았더라면 평생 만나지 못했을 사람들이다. 기자가 나중에 내 진짜 직업이 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나는 계속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