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킴(의상97) 동문

기자명 권정현 기자 (kwon@skkuw.com)

‘이효리 구두’, ‘김태희 구두’라는 수식어가 붙으면서 큰 인기를 끈 구두브랜드 ‘지니킴’의 디자이너 김효진(의상97)! 여학우들은 그녀의 이름만으로도 귀가 솔깃할 것이다. 그런데 그녀, 알면 알수록 대단한 디자이너다. 젊은 나이에 디자이너와 경영인으로서 성공하기까지 끝없이 도전한 그녀를 만나보자.

 

지니킴 제공
고등학교 때 TV에서 존 갈리아노의 패션쇼를 보고 디자인을 하고 싶어졌다는 그녀는 우리 학교 의상학과에 입학했다. 대학시절에는 그저 놀기만 해서인지 입사지원서를 넣는 족족 떨어졌다. 그러던 중 패션잡지 기자들을 무턱대고 찾아가 조른 끝에 대학 4학년 때 보그지 기자의 보조로 활동하게 됐다. 김 동문은 “어시스턴트로 일하면서 힘들기도 했지만, 그때 패션산업을 이해한 게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패션지에서 일을 하다가 접한 홍보(PR) 전문가가 멋져보여서 홍보회사에 들어갔다. “홍보일이 쉽지 않았지만 열심히 했어요. 식당 홍보를 맡으면 홍보하기가 참 어려운데 제가 맡은 식당이 모든 신문마다 실릴 정도로 열심히 했죠.”
그 후 뉴욕주립대 패션학교(FIT)에 들어가서 패션 머천다이징을 공부했다. 그때 룸메이트가 공부하던 구두디자인에 관심이 생기게 됐다. “친구가 구두디자인 샘플을 보여줬는데 재미있어 보였어요. 그전에는 ‘나는 디자인에 재능이 없고 남들보다 못한다’고만 생각해서 포기했는데, 너무 재미있으니까 해보고 싶더라고요. 구두 생각 때문에 잠이 안 올 정도로 재미있어 했어요”라며 회상했다.
김 동문은 한국으로 돌아와 구두 공장에 취직해 바닥에서부터 경험을 쌓은 뒤 자신의 구두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인터넷에서 맨 처음 15종류의 구두를 판매했는데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구두가 ‘완판’돼 얻은 수익으로 2006년에 조그만 가게를 열었다.
‘할리우드 빈티지 스타일’을 컨셉으로 잡은 그녀는 할리우드에서 인정받고 싶었다. 그래서 무작정 할리우드로 갔다. “유명한 샵들을 찾아가서 구두를 팔고 싶다고 했어요. 운 좋게 한 가게에서 주인과 직접 얘기하고 구두를 보여줬는데 반응이 좋아서 거기서 팔기 시작했죠.” 그 후 할리우드 스타가 지니킴 구두를 신고 레드카펫에 오른 사진이 잡지에 실리면서 세계적인 박람회에 출품하게 되고, 미국 백화점의 명품관에서 샤넬, 지미추 등의 브랜드와 나란히 팔리게 됐다.
지니킴 구두는 화려하고 반짝반짝 빛난다. 그녀는 갖고만 있어도 행복한 구두를 만들고 싶다고 한다. “한국 사람들은 평소에 신기 좋은 무난한 구두를 선호하지만 저는 특별한 자리에 신고 가고 싶은 구두를 만들어요. 예쁘고 화려한 구두를 가지고 있으면 그에 따라 그런 자리가 생길 거라고 믿거든요. 여자들이 ‘나도 할리우드 스타야’라는 마음으로 살았으면 좋겠어요.”
도전과 결단을 앞둔 대학생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질문에 그녀는 “미국에서 1년간 백수생활을 해봐서 취업 걱정하는 대학생들의 마음을 잘 안다”며 “상황이 안 풀릴 때 좌절하지 말고 그 단계를 넘으면 성장할 거란 믿음을 가지라”고 말한다. 살아오면서 자신이 한 일들이 점으로 찍히고 나중에 그 점들이 이어져 자신만의 선이 만들어진다며 지금 하는 일을 통해 미래를 철저히 준비하라는 김효진 동문. 그녀는 자신이 백수 시절에 패션 관련 TV프로그램을 열심히 본 것마저도 현재의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됐다며 항상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