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콜라주 작가 장승효씨 인터뷰

기자명 정재윤 기자 (jjjj67677@hanmail.net)

그는 ‘마당발’이다. 가까이로는 예술 장르 간의 콜라보레이션부터, 조금 먼 거리로는 기업과의 콜라보레이션까지. “장르를 융합하면 더 많은 대중과 교감할 수 있다”라고 말하는 사진 콜라주 작가 장승효(40)씨의 예술적 발걸음에 분야의 경계선은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예술 간의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활발히 하시는 것 같다
나는 미술 작가들보다는 미술에 관심이 있는 타 장르의 예술가들과 작업을 같이 한다. 그들과 함께 콜라보레이션 팀도 만들었다. 팀 이름은 아트33으로 비디오작가 삭개오 씨와 음악인 주의 씨가 구성원이다. 9월에 우리 아트33이 명동 신세계 본점에서 열리는 보그(VOGUE)지의 ‘나잇 아웃’ 행사에서 공연 할 예정이다. 이렇게 서로 다른 장르의 예술이 콜라보레이션을 하면, 꼭 미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음악을 좋아하거나 영상을 좋아하기 때문에 우리의 작품을 보러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작업은 더 많은 사람들과 교감하기 위한 방법인 셈이다.

■콜라보레이션의 예술적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앞서 말했듯이,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할 때는 순수하게 미술 작업만 할 때보다 더 많은 사람들과 교감할 수 있는 것 같다. 오늘날 순수미술은 미술관을 찾아가는 소수의 사람만을 위한 미술이다. 그런데 나는 미술이 미술관 안에서만 존재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기업과 콜라보레이션을 하면 기업을 통해서 내 작품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할 수 있다. 일부러 미술관을 찾아가는 사람들만이 예술작품을 만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정말 우연히 내 작품을 접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 사람들이 트위터와 같은 SNS에 내 작품을 찍어서 올리게 되면 내 작품은 더 많은 사람과 교감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예술이 상업적 면을 띄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는데
사실 상업적 측면이 전혀 개입되지 않은 미술이 존재할까? 작가 혼자서 미술관을 만들어서 작품을 전시하고, 작품도 절대 판매하지 않아야만 가능할 것 같다.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아무래도 그러한 부정적인 시선이 존재하는 이유는 여태까지 기업과 예술의 콜라보레이션에서 예술이 기업에 이용당했다는 인식 때문인 것 같다. 지금까지 예술가와 기업의 콜라보레이션 방식은 기업이 자신들의 목적에 맞는 예술가를 선정한 다음, 예술가에게 ‘이러한 작업을 해 달라’고 요구하고, 예술가는 기업의 요청을 수용하는 식이었다. 예술이 완전히 수동적인 역할로 전락하는 것이다.

■본인의 콜라보레이션은 기존의 방식과 다른가
나는 어떤 작업이 하고 싶으면 그 작업에 맞는 기업을 골라서 제안서를 낸다. 보통은 기업이 ‘저희가 뭘 해 드리면 될까요’ 하면서 반기더라. 그렇게 내 주도로 프로젝트가 이루어진다. 기업이 홍보를 전담해 주기도 하고, 미술관에 전시되기만 할 때보다 더 많은 사람들과 교감할 수 있는 효과도 있어서 좋다. 앞으로도 기업은 예술이 가지고 있는 ‘명품적인’ 이미지 때문에 예술과 함께 하는 콜라보레이션을 많이 시도할 것이다. 그렇지만 기업이 수많은 예술가들 중 나를 선택해 주기를 바라는 것보다는 내가 직접 원하는 기업을 찾아 접촉하는 것이 확률적으로도 성공 가능성이 높고, 더 능동적이라고 생각한다.

■콜라보레이션의 측면에서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많은 것을 해 보고 싶지만, 그 중 특히 해 보고 싶은 것은 예술과 영화, 건축과의 콜라보레이션이다. 영화는 지금 시나리오도 쓰고 있다. 어느 미친 예술가의 이야기이다. 영화 속에는 내 작품들 중 사진 콜라주 벽화 등이 등장할 것이다. 영화 내용도 무겁고 심각한 것이 아닌 밝고 재미있고 웃긴 영화를 만들고 싶다. 소수의 사람들만 보는 영화가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과 교감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어서다. 건축 분야에서 하고 싶은 작업은 건물 외벽을 캔버스로 삼아서 내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거리를 미술관으로 삼아 건물에 작업을 하는 것이야말로 모든 사람이 내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