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황보경 기자 (HBK_P@skkuw.com)

NASA 연구팀이 “다른 행성에서 외계 생명체를 찾기 위해 탐색할 곳이 늘어났다”고 말한 것처럼 비소생명체는 외계 생명체 존재 가능성의 지평을 열었다. 그런데 외계 생명체에 대한 논의에 있어 시선을 조금만 돌리면 반드시 눈에 띄는 것이 기독교 신자들의 입장이다. 극단적인 신앙의 노선을 밟는 이들은 창조론을 바탕으로 성경이 사실임을 증명해내려는 시도를 계속한다. 따라서 이들에게 외계 생명체의 존재는 전적으로 부정된다. 그렇다면 기독교 신자이면서도 과학을 연구하는 이들의 외계생명체에 대한 의견은 어떨지 궁금하지 않은가?
이에 본 기사에서는 기독교 신자인 네 명의 과학 관련 학부 교수들에게 비소생명체와 관련해 외계 생명체의 존재 여부에 관한 의견을 물었다. 나아가 과학과 신앙이라는 두 요소가 그들 안에서 어떻게 혼재하는지 물어봤다. 답변에는 △명지대 방목기초대학 박희주 교수 △서강대 생명과학부 김건수 교수 △서울대 물리ㆍ천문학부 우종학 교수 △한동대 생명과학부 서병선 교수가 응해주었다.
우선 한동대 서병선 교수는 비소생명체를 통해 외계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논하는 것을 전면 부정했다. 그는 “비소생명체 외에도 지구에는 기존 생명체의 상식을 깬 독특한 사례가 많다”며 “그럼에도 외계 생명체에 대한 증거는 여전히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서강대 김건수 교수는 “외계 생명체가 없다는 증거 또한 없다”며 “종교와 상관없이 이들의 존재 가능성은 충분히 열어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교수는 종교와 과학을 분리된 것으로 보았는데 이에 대해 “성경은 은유와 같다”며 “그것의 메시지에 주목해야지 이를 실질적으로 규명해내려는 시도는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이 주장은 서 교수가 “과학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신에 대한 믿음으로 풀어낼 수 있다”며 “따라서 과학과 신앙은 전혀 상충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와 다르게 서울대학교 우종학 교수는 “성경에 나오지 않는다 해서 외계 생명체의 가능성을 닫아 두는 것은 작위적 판단”이라고 비판하면서도 종교와 과학이 분리된 것으로 생각하는 것에는 반대했다. 그는 “종교와 과학은 같은 현상을 다른 시각에서 보는 것”이라며 “과학으로는 초월적 존재를 판단할 수 없고 마찬가지로 성경을 자연과학의 해설서로 보는 것 또한 옳지 못하다”고 말했다.
한편 박희주 교수는 성경의 해석과 외계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연관 지어 논의하는 것 자체를 거부했다. 그는 “성경은 인간과 신의 관계를 기술한 책”이라고 일축했다.
이렇듯 네 명의 교수들은 과학과 신앙의 접점에 대해서 각자 다른 의견을 보였다. 비록 비소생명체가 던진 외계 생명체의 존재 여부라는 화두가 창조론과 대치됐기에 기독교라는 특정 종교의 입장을 다뤘지만, 종교와 과학의 접점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도 끊이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