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SKGV(Sung Kyun Global Volunteer) 2기

기자명 양명지 기자 (ymj1657@skkuw.com)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하 코이카)은 외교통상부 산하기관으로 개도국에 대한 무상원조사업의 일환으로 1990년 이후 꾸준히 해외봉사단을 파견하고 있다. 우리 학교의 ODA연구소(소장 김통원 교수)에서는 올초 1기를 시작으로 여름에도 캄보디아에 봉사단을 파견했다. 지난 8월 봉사를 다녀온 2기 코이카 글로벌 봉사단원들을 만나봤다.

정송이 기자 song@skkuw.com
■ 봉사단에 참여한 계기는
‘국제개발협력의 이해’ 수업을 듣고 코이카의 도움을 받아 가게 됐다. 이 수업을 신청한 이유가 각자 다른 것처럼 봉사에 참여하게 된 계기도 다 다를 것이다. 대학 생활의 마지막 방학을 알차게 보내고 싶어서 참여한 사람도 있고, 예전부터 해외봉사가 해보고 싶어서 참여한 사람도 있었다. 참여자 중 많은 사람이 평소 봉사활동에 관심이 있거나 이미 봉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 처음 캄보디아에 갔을 때의 느낌은
처음 마을에 도착했을 때 마을 주민분들이 입구에서부터 우리를 기다리고 계셔서 깜짝 놀랐다. 그 모습을 보고 ‘뭐든 최선을 다하자, 열심히 하자’는 생각을 했다. 다큐멘터리 같은 데서 캄보디아의 모습을 봤었는데 본 그대로다. 3~40년 간 계속된 내전과 그로 인한 공동체의 해체, 빈곤 등 열악함이 여실히 느껴져 안타까웠다.
■ 팀으로 나뉘어 일을 한 것으로 아는데, 주로 어떤 일들을 했나
크게 △교육팀 △OT팀 △노력봉사팀 △의료팀으로 나뉘었다. OT팀은 마을 주민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고민하고 그들과 친해질 수 있도록 공연 등을 준비했다. 노력봉사팀은 집을 짓거나 우물을 파고 화장실을 만들었다. 현지 주민들에게는 의료 서비스가 절실한 상황으로 사소한 상처도 제때 치료하지 못해 2차 감염에 시달리고 깁스만 잠깐 하면 나을 골절도 시기를 놓쳐 절단에 이르는 등 기본적인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에게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 소독이나 약 발라주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안타까웠다.
■ 문화가 낯선 외국에서 생활하면서 어려웠던 점
전기나 상하수도 시설이 잘 안 돼 있어 불편했다. 무척 더운 날씨인데 에어컨이나 냉장고가 없는 것은 물론 벌레에 많이 물리고 화장실도 불편해 일하는 것이 힘들었다. 교육 봉사 같은 경우 첫날에는 2~300명이 올 것으로 예상했는데 400명 이상 몰려 수업 진행이 어려웠다. 또 현지 코디네이터들이 한국어를 어느 정도 한다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미숙해 의사소통에 애를 먹었다. 하지만 1기와 달리 음식은 모두 현지식이었는데도 아주 입에 잘 맞았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캄보디아 사람들은 원래 감정표현을 잘하지 않는 편이라고 들었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첫날부터 우리를 위해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마을에서 전기를 끌어다 밤새도록 춤을 추며 축제를 했다. 또 우리가 길을 지나가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아는 한국어를 총동원해 먼저 반갑게 인사를 건네주셨다. 정이 많은 사람들이었다. 한국으로 돌아올 때는 그들도 울고 우리도 울었다.
■ 요즘 봉사를 스펙으로 생각하는 대학생이 많은데
사실 어떤 이유에서든 봉사를 가서 열심히 한다면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다. 스펙 때문이라도 일단 가서 봉사를 하다보면 느끼는 바가 많을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이라고 본다. 시간이나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는 점에서 희생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일단 열린 마음으로 봉사를 하면 현지 문화와 사람 간의 정(情) 등 오히려 배우는 점이 더 많다. 봉사단원 중에는 졸업을 앞두고 기업에서 인턴을 하려다가 캄보디아행을 택한 사람도 있는데, 다녀온 후 이번 봉사를 대학생활 중 최고였다고 할 만큼 뜻 깊게 여기고 있다. 우리 또래 대학생들도 한 번쯤은 제대로 된 봉사를 해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