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페서, 교수 본분에 먼저 충실해야
폴리페서, 교수 본분에 먼저 충실해야
  • 성대신문
  • 승인 2011.09.15 01:37
  • 호수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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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페서란 영어에서 ‘정치’를 뜻하는 ‘폴리틱스(politics)’와 ‘교수’를 뜻하는 ‘프로페서(professor)’의 합성어로서, 현실 정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자신의 학문적 성취를 실현하려 하거나 그러한 활동을 통하여 정계 또는 관계에서 고위직을 얻으려는 교수를 가리킨다. 한국적 정치 상황에서 빚어진 신조어이며, 주로 부정적인 의미로 쓰인다.
최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서울시장 출마 소동으로 인해 다시 한번 폴리페서의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서울대는 안 원장이 부임한지 3달만에 서울시장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는 소식에 당황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록 안철수 교수 특정인을 풀리페서로 속단하기에는 아직 무리이지만, 내년 선거철과 더불어 나타날 폴리페서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필요하다고 본다. 폴리페서 논란이 일 때마다 피해를 입는 것은 학생과 학교이다. 선거에 나선 많은 교수들이 오래전 찍어놓은 영상 자료로 수업을 대체하거나, 시간강사들에게 대신 맡기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이처럼 선거와 정치에 집중하느라 수업에는 소홀하던 폴리페서들이 선거철이 끝나면 아무 일 없었던 듯 강단으로 돌아오는 현상에 학우들이 비판적이고 학교역시 반기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교수가 장기간 휴직할 경우 강사나 후임 교수들이 강단에 설 기회가 막히고 학생들의 수업권도 침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07년 대선 당시 여야 캠프에는 교수들이 많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캠프에 직접 이름을 올리거나 외곽 연구단체에서 활동을 했다. 당시 여야 캠프에서 뛴 교수들은 대략 1000여명이 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 2012년 대선에선 그 규모가 훨씬 늘 것이란 전망이고 총선에 직접 참여할 대학교수의 숫자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편 폴리페서는 정책 생산 과정에서 교수들의 전문성을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 측면으로 꼽힌다. 서울대 강원택 교수는 “교수들이 축적한 지식과 아이디어를 구체적 정책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며 “고려 말, 조선 초의 유학자이자 정치인이었던 정도전을 모범 사례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국제전략연구소(GSI)에 참여했던 한나라당 김영우 의원은 “정치인들은 ‘표’와 지역 등 정치적 이해관계에 얽매여 있기 때문에 객관적 정책을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이런 점을 학자들이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수들이 특정 정치인을 돕는 것은 학문적 순수성과 중립성을 훼손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선거 때마다 폴리페서 논란이 제기된다. 한 정치권 인사는 “교수들의 경우 전문성이나 분석력은 뛰어날지 몰라도, 현실 감각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며 “하지만 교수들은 공직자와 기업인 등 다른 전문가들보다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를 갖고 있다는 점 때문에 대선주자 주변에 많이 포진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교수가 정책에 대한 소신과 철학을 갖고 정치인을 돕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정 대선주자에게 잘 보이기 위한 맞춤형 정책을 내놓거나 권력의 대세에 따르는 행태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수는 “교수들이 대선주자에게 조언하는 사실만 놓고 매도할 수는 없다”면서도 “특정 후보가 집권할 경우 자리를 얻기 위해 대선주자에 줄을 서는 학자들도 적지 않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학자가 대선캠프에 합류할 경우 지켜야 할 규범을 정착시켜 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평소 신념·소신에 따른 정치 참여가 아니라 권력(자리)을 매개로 한 줄서기’는 폴리페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특히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폴리페서는 학생들의 교육권을 침해한다는 점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된다. 하지만 폴리페서 휴직에 대한 대책마련은 미흡하다. 2008년 8월 발의된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국·공립대 교수가 공직선거 후보자가 될 경우 선거일 60일 전까지 사직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법안은 아직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지난 18대 총선에서도 대학교수 48명이 출사표를 내걸었으나 이 중 사표를 제출한 교수는 한 명도 없었다. 이처럼 학교와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는 과도한 폴리페서들의 행동들은 비판되어야 하고 그 누구라도 교수 본분에 먼저 충실해야 할 것이다. 만약에 내년 양대 선거철을 앞두고 폴리페서가 다시 나타난다면 학교와 학생에게 소홀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정치와 교육 양 쪽 방면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균형점을 잘 유지하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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