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송이 기자ㆍ지민섭 기자 (webmaster@skkuw.com)

여기 무수한 잘못들이 있다. 가슴에 손을 올리고 생각했을 때 살아오면서 잘못 한 번 안한 사람이 어디 있겠냐마는 ‘한번쯤’은 했던 마음이 한번에 끝나지 않는 것이 잘못인 것을. 태연히 쓰레기를 버리고 질서를 어기고.
잘잘못을 따지며 내가 안했어 하면 끝날 문제가 아니다. 눈앞에 보이는 이 문제는, 내가 저지른 잘못이 아니지만, 나도 같은 잘못을 한 적이 있고 또 앞으로 분명 잘못을 할 수 있다는 것.

나도 가끔은 저질렀고, 너도 가끔은 저질렀던 그 잘못이 모여 결국 큰 잘못이 됐다. 이 큰 잘못이 생겨난 이유, 나 그리고 너 때문임을 명심하자.

여기, 그 언젠가 재떨이를 찾아가지 못한 나와 당신의 담배꽁초가 있다. 나와 당신이 피운 담배꽁초가 재떨이를 찾지못한 것처럼 누군가의 담배꽁초도 바닥에 떨어져 있을지 모른다. 그렇게 담배꽁초들이 재떨이는 다 담기지 못한 이유, 나 그리고 너 때문이다.

여기, 그 언젠가 나와 당신이 무단횡단 했던 횡단보도가 있다. 나와 당신이 건넜던 곳에서 누군가 같은 생각으로 무단횡단을 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렇게 매일 횡단보도가 무단횡단보도로 된 이유, 나 그리고 너 때문이다.

여기, 그 언젠가 나와 당신이 놓고간 쓰레기가 있다. 나와 당신이 쓰레기를 두고간 곳에 누군가 같은 생각으로 또 쓰레기를 방치할지 모른다. 그렇게 이 곳에서 쓰레기가 오매불망 기다리는 주인은 나, 그리고 너이다.

여기, 나와 당신 무질서했던 곳이 있다. 나와 당신이 무질서했던 곳에서 누군가 같은 생각으로 또 질서를 지키지 않고있을 지도 모른다. 그렇게 이 곳의 질서를 흐트리는 인물은 나, 그리고 너이다.

여기, 그 언젠가 나와 당신이 새겨넣은 낙서가 있다. 나와 당신이 낙서했던 곳에 누군가 같은 생각으로 또 낙서를 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렇게 이 곳이 난장판이 된 이유는 나, 그리고 너 때문이다.

여기, 그 언젠가 정지선을 넘었던 나와 당신의 차가 있다. 나와 당신이 넘었던 정지선을 누군가 같은 생각으로 넘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렇게 정지선이 결국 의미 없는 선이 된 이유, 나 그리고 너 때문이다.

여기, 그 언젠가 나와 당신이 버렸던 쓰레기가 있다. 나와 당신이 버렸던 곳에 누군가 같은 생각으로 또 쓰레기를 버리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렇게 이 곳이 쓰레기장이 된 이유는 나, 그리고 너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