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교육의 질과 학생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고 흔히 말한다. 이 말은 교육에 있어서 교사의 역할이, 그리고 교사양성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단적으로 드러내 준다. 그리하여 세계 각국은 저마다 교육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관건이 되는 훌륭한 교사 양성에 관심을 기울여 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며, 특히 우리 대학은 600년이 넘는 세월동안 누구나 흠모하는 퇴계, 율곡 등 수많은 훌륭한 스승을 배출하여 오늘날 대한민국을 교육 강국이 되게 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였다.
불행하게도 지금 우리 대학은 겨레의 스승을 배출하던 자랑스러운 교육 전통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2009년 8월에 발표된 ‘교원양성기관평가’에서 우리 대학은 참으로 부끄러운 성적표(사범대학 C, 교직과정 D, 교육대학원 D)를 받았다. 불과 1년 전 2008년 교직과정 평가에서 76개 대학 중  ‘최우수’ 등급을 받은 4개 대학 안에  당당하게 우리 대학 이름을 올렸을 때만 해도 역시 ‘우리 대학은 다르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불과 1년 만에 최하위 등급으로 전락했을 때 우리 구성원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러한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 대학은 지난 1년 동안 절치부심하며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평가준비를 해왔다. 전임교원 확보율, 전임교원 1인당 연구실적, 전임교원의 학교현장 이해 프로그램 참여비율, 수업행동분석실활용률 등의 지표를 상승시키는 데 주력해왔다. 그 결과 올해 8월에 나온 재평가 결과는 지난번 보다는 한 등급씩  상승하는 평가결과(사범대학 B, 교직과정 C, 교육대학원 C)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3년 동안의 데이터로 평가하기 때문에 1년 동안의 노력으로는 우리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과를 끌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평가 결과로 우리 사범대학은 교원양성 인원을 그대로 유지하게 되었지만, 교직과정은 20%, 교육대학원은 50% 교원양성 인원을 감축하는 것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우리 대학은 교원양성 배정 인원의 50%정도 밖에 교직이수를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20%의 감원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교육대학원의 경우는 다소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작년에 D 등급을 받아 교원양성기능이 폐지 위험에 처해졌던 교육대학원은 상당한 자구 노력을 펼쳐왔다. 교육대학원에서는 18개 전공 정원 270명 중 8개 전공 120명만 남기는 구조조정을 하였으며, 대학 측에서는 교육대학원 소속 전임교원이 한명도 없던 상황에서 13명의 전임대우 교원을 충원해 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교육대학원은 한 등급 상승한 C등급에 그쳤다. 그 결과를 받아들여 우리 대학은 교원 양성기능을 50% 삭감한 4개 전공 60명의 교원양성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1년 동안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감내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전공과 교원양성 인원 50% 감축이라는 결정을 받아들여야 하는 교육대학원 원우들의 충격은 대단히 심각하다. 우리 교육대학원은 이제 더 이상 국어교육, 영어교육, 수학교육, 중국어 교육 외에는 어떠한 교원양성과 재교육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학교는 이미 발생한 문제를 최소화하고, 자신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전공을 폐쇄해야 하는 원우들이 가지고 있는 상심(傷心)을 어루만지며, 양질의 교육을 받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모든 인적·물적 자원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이참에 우리 대학의 교원양성체제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와 획기적 지원을 통해 옛 선배들이 해왔던 훌륭한 스승을 길러내던 아름다운 전통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 사실 우리대학의 교원양성기관은 성균관대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열악한 편이다. 이번 교원양성기관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인 전임교원 교수, 특히 교과교육 교수가 부족하다. 중등 교원을 양성하는 기관이면서 학생들의 교육실습과 교육현장을 연구할 수 있는 부설중등학교도 없다. 이러한 기본적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훌륭한 교사를 양성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지속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기도 어렵다. 비유컨대, 의과대학에 다양한 전공을 가르칠 교수가 부족하고 부속병원 없이 훌륭한 의사를 길러내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교사를 양성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면서 그 효과도 금방 드러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선배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눈앞의 이익이 아닌 다양한 인재를 양성하는 일에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사범대학을 비롯한 교원양성기관의 구성원은 수많은 위대한 스승을 배출해 왔던 우리 대학의 전통을 계승할 구체적인 마스터플랜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교사양성의 요람으로 다시 거듭나는 것이 교원양성기관 평가 후유증의 근본적 치유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