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보경(경영85) 동문

기자명 김원식 기자 (wonsik0525@skkuw.com)

영화라는 건 결국 짧은 시간 동안 엄청난 돈과 노동이 들어가는 작업이에요.
여기에 애정과 열정을 가져야만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고 그것을 넘어서 즐겁게 일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심보경 제공

그녀는 애초에 영화 프로듀서를 꿈꾸지 않았다. 경영학과를 졸업해 광고회사에 취직했지만 생각보다 재미가 없었다. 그러던 도중 언니인 심재명 현 명필름 대표에게 영화 매니지먼트 회사의 매니저 자리를 소개받은 이후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 1993년, 그녀는 언니와 함께 명기획이라는 영화 홍보 마케팅 회사를 창립해 영화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현재 그녀는 보경사 대표와 MK픽쳐스 이사로 재직 중이며 △걸스카우트 △고고70 △아저씨 △전우치 △초능력자 등의 영화 제작에 참여했다.
능력 있는 여성 영화 프로듀서 심보경. 현재의 그녀를 만든 것은 무엇일까? 그녀는 청소년기의 취미가 지금의 자신을 만드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고 말한다. 그녀는 단지 취미생활로 고등학교 때 방송반 반장을 했었고 다양한 음악을 들었다. “지금 프로듀서 일을 하면서 생각해보니 취미라고 생각했던 몇 년 동안의 일들이 몸에 스며들어 창의력을 발휘하는데 자양분이 된 것 같더라고요” 청소년 시절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들었던 일들이 엔터테인먼트에 관심을 갖게 해주었고 지금 그녀의 모습을 만드는 데 영향을 끼친 것이다.
이런 경험은 그녀가 첫 프로듀싱을 맡은 영화 <접속>을 만들어내는 데 일조했다. 1997년 개봉한 멜로 영화 <접속>은 영화음악의 새로운 유행을 만든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영화 속 음악은 그녀의 선택과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접속>은 멜로 영화에 음악적 요소가 들어가면서 영화의 분위기, 완성도 등이 더욱 높아진 영화라고 생각해요” 멜로 영화뿐만 아니라 음악 영화라고도 높게 평가 받는 그녀의 첫 프로듀싱 영화 <접속>. 이러한 점에서 영화 <접속>은 지금도 그녀에게 있어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현재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그녀에게 좋은 일만 있던 것은 아니다. “영화라는 건 결국 짧은 시간 동안 엄청난 돈과 노동이 들어가는 작업이에요” 영화는 흥행 여부에 따라 그 파장이 큰 산업이다. 영화가 흥행하지 않으면 그녀뿐만 아니라 스텝, 감독들까지 오랜 시간 같이 그 결과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무척 힘들었다고 한다. 예전 명필름 시절 <그때 그 사람들>이란 영화를 하면서 여러 외적인 여건 때문에 영화가 검열당했을 때,  보경사 설립 이후의 영화인 <고고70>이 흥행에 실패했을 때 등. 이 외에도 수많은 것들이 그녀를 지치게 했다.
하지만 그녀는 여행을 통해 다시 기운을 차렸다. 2009년의 샌프란시스코 요세미티 국립공원으로의 여행은 그녀에게 큰 영향을 줬다. “여행 이후 참 많이 바뀐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13년 동안 휴가도 못 가고 죽어라 일했다고 생각했는데 <고고70>이 흥행이 안 되고 나서 조금은 여기서 떨어져서 생각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었어요” 국립공원의 대자연을 보면서 일에 너무 함몰돼서 살았던 시간에 대해 생각하고 정리도 해봤다. 그녀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정도로 의미 있는 여행이었다. 그 뒤로 △미국 △인도네시아 △호주 △국내 등 도시를 떠나 자연으로 여행을 많이 다녔다.
그녀는 프로듀서가 꿈인 학우들에게 말한다. 일에 대해 애정과 열정을 가지라고. “영화 프로듀서를 하는 건 비즈니스적 능력과 아티스트적 소양이 동시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따라서 독서, 미술, 음악, 책 등 다방면에 관심을 가지고 그쪽에 대해 알아야만 합니다. 이런 생각을 염두에 두고 애정과 열정을 가져야만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고 그것을 넘어서 즐겁게 일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그녀에게는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하나 있다. 청소년이나 젊은 친구들과 같이 봉사적 성격이 들어간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같이 운영해보고 싶다는 것. 다방면에 도전하고자 하는 그녀의 열정이 앞으로도 계속되는 한 그 꿈을 이룰 날도 멀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