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동아리 HIT

기자명 정재윤 기자 (jjjj67677@hanmail.net)

최근, 개인정보 유출 피해가 급증하며 해킹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해킹을 범죄로만 인식해왔다. 그러나 바로 여기, “해킹은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라고 말하는 대학생들이 있다. 우리 학교 동아리 HIT(Hackers’ InTrusion)가 그 주인공이다.
정보통신공학부 소속 동아리 HIT는 2009년 최형기 교수(컴공)가 중심이 돼 만들어졌다. 학내에 정보 보안을 표명하는 동아리가 없는 것을 안타까워한 최 교수가 보안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모아 스터디 형식의 동아리를 만든 것이다. 2010년 정식으로 동아리를 발족한 후 HIT는 교내 유일한 해킹 동아리로 활동하고 있다.
‘해킹 동아리’란 팻말을 달고 있으나 대부분의 HIT 회원들이 보안 분야를 진로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HIT의 회장 허태경(컴공10) 학우는 “일반적으로 해킹을 공격기술이라고 생각하지만, 정확하게는 컴퓨터 프로그램 동작 원리를 분석하는 기술입니다”며 “해킹 공부를 하면 컴퓨터 시스템 전반에 대한 이해가 가능하기 때문에 동아리에 가입하는 회원들이 많아요”라고 말했다.
HIT의 회원들은 학기마다 매주 모여 해킹 기술을 공부하며, 방학 중에는 원격으로 스터디를 진행하는 등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회원들이 분야별로 각자의 연구 내용을 발표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연구를 밑거름으로 삼아 작년에는 한국정보보호동아리연합회에 참여하여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취약점을 분석하는 연구 프로젝트를 맡았다. 또한 HIT는 학교의 의뢰를 받아 두 차례 우리 학교 홈페이지 서버를 해킹하는 테스트를 하기도 했다. 이때 발견된 서버의 문제점들은 현재 해결되는 중이라고 한다.
“바로 이러한 부분에서 해킹이 중요합니다”라고 허 학우는 강조했다. 시스템의 조작 원리를 분석하면 시스템을 개선하거나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다. HIT의 회원인 이상노(컴공09) 학우는 “이러한 방어적인 해킹은 가시적 결과를 보여주기 힘들어요. 언론에 노출되는 것은 공격적 해킹이 대부분이어서 해킹이 범죄로 인식되는 거죠”라고 해킹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에 대해  설명했다. 허 학우는 보안계가 해결해야 할 또 다른 문제점으로 보안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재를 들었다. “시스템이 사용자의 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한다는 보장이 있어야 사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할 테니, 보안은 서비스의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지금까지 기업들은 보안을 중요시하지 않아 보안 인력을 제대로 대우하지 않았어요. 최근에 발생한 일련의 해킹 피해 사건들도 그 탓이 큰 것 같아요”라고 그는 말했다.
그렇다면 대학생 해킹 동아리로서 겪는 어려움은 무엇이 있을까. HIT의 고민은 학교의 지원이 부족하다는 것과 회원이 소수라는 점이다. 학우들이 해킹을 어렵게 생각하기 때문에 회원을 모집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허 학우는 “해킹은 컴퓨터의 여러 분야를 포괄하기 때문에 독학하기엔 너무 전문적이거나 막연할 수 있어요”라며 “동아리에서 함께 공부하면 학습 방향을 잡기가 훨씬 쉽죠”라고 HIT의 장점을 설명했다.
언젠가는 ‘HIT’라는 이름 하나만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꿈꾸는 그들. 가까운 미래에는 우리에게 ‘해킹대회 우승’이라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줄 수 있지 않을까? HIT의 열정에 기대를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