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부 인스트럭터에 김성근 전 감독, 개인의 특성 살린 자세 교정

기자명 황보경 기자 (HBK_P@skkuw.com)

사진 황보경 기자
김성근 전 SK 감독은 지난달 5일부터 우리 학교 야구부(감독 이연수)의 인스트럭터(instructor)*로 일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지난 29일, 그와 선수들이 훈련에 매진하고 있던 자과캠의 야구장을 찾았다.
오후 3시경 야구장에서는 서울고교 야구부와의 연습경기가 한창이었다. 당시 이연수 야구부 감독은 경기 때문에 외출한 상태였기에 자리에 없었다. 그리고 그 한 편에서 벤치에 앉아 조용히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는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바로 김성근 전 SK 감독이었다.
김 전 감독은 제자였던 이연수 감독의 요청으로 매일 구장에 나와 선수들의 훈련을 지도하고 있었다. 시합을 지켜보는 와중에도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나 자과캠 학우들이 찾아와 사인을 청하는 광경 속에서 여전히 ‘야신’으로서의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김 전 감독에게 야구부 지도의 근황을 물었다. 이에 대해 그는 “열심히들 하고 있는데 목적의식이 더 강했으면 한다. (목적의식을)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가져야 한다”고 답했다. 훈련의 초점을 묻자 “(선수) 본인들이 기존에 하던 방식을 최대한 바꾸면서도 각자 나름의 강점을 살리려고 한다”며 “현재는 그 (바뀌는 과정) 안에서 아직 헤매고 있지 않나 싶다”고 상황을 전했다. 훈련 초기에는 투수들을 집중적으로 가르쳤으며 현재 타자들의 타격 자세를 교정 중이다.

한편 선수들에게도 김 전 감독의 훈련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투수인 정태승(스포츠07) 선수는 “훈련의 질이 다르다. 한 마디 한 마디가 와 닿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이 지도받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실력이 느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구체적인 개선점을 묻자 “공을 던지는 자세를 개선했다”며 “(지도를 받은 이후) 공을 잡는 느낌 자체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주장인 타자 윤여운(스포츠08) 선수 역시 “우리 학교 선수들이 대한민국 최고의 감독님께 배운다는 사실에 자부심이 생기고 더 적극적으로 배우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김 전 감독이 엄하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며 “어제도 연습을 게을리 한다고 꾸중을 들었다”고 말했다.
한 선수는 지도 방식이 바뀌면서 생기는 혼란을 표출하기도 했다. 그는 “타자들이 기존의 타격 폼을 완전히 바꾸는 과정에서 김 감독님이 오셨다”며 “수정 과정에서의 자세가 원래 우리의 타격 폼이라고 생각하시고는 자세를 다시 수정해 주시니 다소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당혹감을 표출했다. 이어 “그렇지만 타자 개개인에게 맞는 폼을 가르쳐 주신 것은 큰 도움이 됐기에 역시 야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현재 야구부는 올 시즌 마지막 대회로 이번 달 6일부터 한 주간의 전국체육대회를 앞두고 있다. 대략 3주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김 전 감독의 효과를 기대해봄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