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안(건축공학10) 동문

기자명 김은진 기자 (eun209@skkuw.com)

사람들이 ‘코리아 레고’라고 부르는데 가슴이 정말 울컥했어요. 그 때 한국을 대표하는 완구를 만들어보겠다고 결심했죠.
열악한 환경에서 유일하게 성공해 저희 같은 사례를 통해 사회 정책이 뒤바뀌도록 영향을 주고 싶어요.
김주안 제공
여기, 직원이 총 3명인 교육용 학습완구제품 회사 CEO가 있다. 그의 꿈은 중학교 때부터 CEO였으며 지금도 그 길을 향해 가고 있다. 꿈이 이토록 확고할 수 있는 이유를 묻자 “동네 친구들이랑 꿈에 관련된 얘기를 자주 했었어요. 주위 환경이 절 그렇게 만들어 준 셈이죠”라고 당차게 말하는 그. 바로 우리 학교 김주안(건축공학10) 학우다.
겨우 10학번이지만 그의 이력은 결코 만만치 않다. △2010년 제21회 말레이시아 국제발명품전시회 교육용품 부문 금상 △제20회 말레이시아 국제발명품전시회 동상 △2011년 피츠버그 국제발명전 금상 등을 수상해 해외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드높이고 왔다.
그런 그를 보면 타고난 천재 발명가일지도 모른다고 쉽게 판단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나갔던 수많은 발명대회 예선에서 매번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제품에 대해 쓴 발명일지를 보며 자신의 발명품이 발전되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여러 번의 시도 끝에 드디어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으로 상을 받게 됐다.
그러나 기쁨은 잠시, 상을 받아도 발명을 하는 것은 금전적으로 매우 힘들었다. “어머니께서는 이제 그만 하기를 권유하셨지만 발명을 너무 하고 싶어 포기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유명 숙취해소제 회사 CEO께 도움을 받고 싶다고 편지를 쓰기도 했었죠”.
고등학교 2학년 때 서울로 발명 면접을 보러왔다가 서울역에 있는 삼성꿈장학재단을 발견했다. 그리고 무작정 찾아가 자신을 소개하고 훗날 성공해 보답할 테니 발명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그 결과 서류 심사를 거쳐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다. 사회적·경제적으로 지원이 미비한 상황에서 힘들게 발명을 했던 그는 “조금이라도 돈을 벌게 되면 발명·기술 경영 쪽에 후배들을 위해 돕고 싶어요”라고 한 맺힌 포부를 밝혔다.
말레이시아 발명품 전시회에 나갔을 때 그의 기분은 어땠을까. “사람들이 ‘코리아 레고’라고 부르는데 가슴이 정말 울컥했어요. 그 때 한국을 대표하는 완구를 만들어보겠다고 결심했죠”라고 말하는 그의 눈에서 의지가 돋보였다. 전시회 후 미국의 제조업체와 유통업체에서 사업 제안이 들어오기도 했다. “정말 감사했지만 국내에서 잘된 후에 찾아 뵙겠다고 연락드렸어요”.
지금 그가 창업한 회사 (주)아미(AMi)에는 어린 시절 같이 꿈 얘기를 나누던 친구와 동아리 선배 임종민(전자전기04) 학우가 있다. 회사로 이익 창출보다는 팀원 각자가 원하는 목표를 이루는 것이 목적이며 그의 최종 목표는 경영가이다. 그의 회사는 현재 전국 창업 회사가 출전한 실전창업리그에서 토너먼트를 통해 TOP10에 진출해 오는 6일, 코엑스에서 시상식을 치른다. 이번 대회에 회사의 운명이 달려있어서 매우 떨린다고. 비록 소규모 회사이지만 CEO답게 회사를 챙기는 모습이 여느 대기업 CEO와 다를 바가 없어 보였다.
회사를 경영하면서 그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청년창업지원 제도가 너무 열악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이런 환경에서 유일하게 성공해 저희 같은 사례를 통해 사회 정책이 뒤바뀌도록 영향을 주고 싶어요”라고 자신의 결심을 드러냈다.
그에게 앞으로의 꿈을 묻자 “해외 전시회에서 보고 느낀 것을 바탕으로 장래에 30대에는 해외의 좋은 제품을 국내에 도입하는 바이어가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자신이 힘들었던 시절을 경험 삼아 40대에는 발명하는 학생들을 위한 장학재단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꿈을 위해 여러 번의 실패에도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길을 개척해낸 김주안 학우. 매주 회사가 있는 안산과 학교가 있는 수원을 오가며 바쁜 생활을 하는 그의 꿈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