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함과 무한한 가능성의 이름, 20대
불안함과 무한한 가능성의 이름, 20대
  • 김은진 기자
  • 승인 2011.10.31 20:37
  • 호수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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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심리학』, 곽금주

한 제자가 교수를 찾아가 자신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 교수는 제자가 고민하고 있을 때 교수로서, 또 대학 선배로서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는 것 같아 미안함을 느꼈다. 이 일을 계기로 20대라면 겪게 되는 고민을 많은 학생들과 나누고 싶어 <흔들리는 20대>라는 강의를 개설했다. 그리고 학생들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이 강의를 바탕으로 책 『20대 심리학』이 만들어졌다.

랜덤하우스코리아, 2008
책 『20대 심리학』의 근간이 된 <흔들리는 20대>는 2005년부터 운영된 서울대학교의 교양 강의이며 위 이야기의 주인공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이다. 그녀가 쓴 이 책은 20대에 들어선 청춘들이 겪을 수 있는 고민들을 크게 △자아 탐색 △사랑·이별 △가족·친구 △성공·진로 4가지로 나눠 이야기한다. 각 장은 자신 또는 주위 사람이 겪을 수 있는 사례를 소개하며 시작한다.

힘껏 흔들리며 자아 찾아가기
먼저 1장은 자아 정체성을 탐색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우리는 고등학교 시절 교과서에서 유아기에 속하지도, 성인기에 속하지도 못하는 청소년기를 ‘주변인’ 시기라 배웠다. 하지만 사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이 시기의 특징은 20대에 들어서 극대화된다. 이에 대해 책에서는 “흔들리고 불안한 감정이 뒤섞이는 이 시기를 부정하려 하지 말고 과감히 인정하라”라고 말한다. 또 “흔들린다는 것은 가능성의 또 다른 이름이며 탐색을 위한 통로”라며 이를 자아 정체감을 확립하는 기회로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자신이 이 시기에 불안정하더라도 두려워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아를 긍정적으로 형성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책에서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의미하는 ‘자기 효능감’을 높여라”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자기 자신을 능력 있다고 판단할수록 더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을 더욱 규제·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자기 효능감은 △작은 성공경험 쌓기 △주변 사람의 성공경험을 통해 대리경험 하기 △칭찬과 격려 받기와 같은 다양한 방법으로 함양할 수 있다.

실패하기 쉬운 20대의 사랑
이어서 2장에서는 20대에 겪는 사랑과 이별에 대해 이야기 한다. 우리 학교만 해도 캠퍼스를 거닐다 보면 커플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오죽하면 대학 내에 일명 ‘CC 동산’이 생겼을 정도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십중팔구 그 커플의 만남이 결혼할 때까지 지속되지 못한다는 것을. 물론 20대에 연애를 하는 시기와 실제 결혼에 이르는 시기가 먼 탓일 수도 있지만 책에서는 “자아 정체감 확립에 다다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와 관련해 정신분석학자 에릭슨(Erik Homburger Erikson)은 “안정적으로 정체감을 확립한 사람만이 친밀감을 획득할 수 있다”고 조언한 바 있다. 즉, 타인과 친밀한 감정을 나누고자 한다면 먼저 나 자신을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20대의 사랑은 무모할 정도로 열정적 요소가 강하다. 또 낭만적 연애 감정과 성적 관심이 고조돼 사랑의 아름답고 낭만적인 모습만을 보려한다. 막상 현실이 항상 그렇지만은 않은데도 말이다. 따라서 이 시기의 사랑은 자신이 꿈꾸던 사랑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인정하지 못해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또 사회교환이론*으로도 20대 사랑의 실패 요인을 분석해볼 수 있다. 책에서는 “연인관계도 인간관계의 하나이기 때문에 투자의 형태를 띤다”고 말한다. 그래서 우리는 투자한 만큼 보상을 받고 싶어한다. 다시 말해, 시간이든 돈이든 상대가 자신이 해준 만큼 혹은 그보다 더 잘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곽 교수는 “이는 자신에게 확신이 없기 때문에 상대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고 존재감을 확인받고 싶어하는 것”이라 말한다.

인생을 ‘mapping’하다
『20대 심리학』에서는 20대의 문제들을 파악하고 심리를 설명해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각 장을 마무리하며 ‘맵핑(mapping)’이라는 기술을 제공한다. 맵핑이란 인생의 지도(map) 위에서 현재 자신의 위치와 상황을 점검하고 총체적인 생애를 설계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사랑과 이별’ 장에서 제안하는 한 맵핑은 ‘남과 여, 경계를 유지하라’는 것이다.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도 △가족 △친구 △학교 등 각자의 생활이 존재한다. 그런데 감정이 깊어질수록 상대가 다른 것을 제쳐두고 자신에게만 집중해주기를 바라고 상대와 자신이 일체가 되길 원한다.
그러나 자기 자신이 아닌 타인과 일체감을 가진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책에서 “연인은 심리적으로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임과 동시에 나와는 전혀 다른 타인”이라 말한다. 서로의 경계를 허물고 더욱 가까워지고자 억지로 애쓰기보다는 서로의 경계를 적절히 유지할 때 보다 더 길고 행복하게 사랑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맵핑은 인생의 매 시기마다 적절하게 요구된다. 특히 생애 처음으로 ‘집-학교’ 생활을 벗어난 20대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곽 교수는 맵핑의 기술을 알려주고 스스로 자신의 삶에 적용해보길 권한다.
이렇듯 이 책은 20대 청춘이 겪을 수 있는 고민을 제시하고 심리학이라는 학문을 통해 분석하고 맵핑을 제시한다. 20대의 자신에게서 불안함과 고민을 느낀다면 『20대 심리학』을 읽어보자. 이 책은 △‘객체로서의 나’와 ‘주체로서 나’ △남자와 여자 △부모와 자식의 이야기를 20대의 입장에서 풀어내 당신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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