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동아리 국악연구회

기자명 조원준 기자 (jwjfox@skkuw.com)

국악 연구회 제공
‘국악’, 우리의 전통 음악임에도 막상 설명하려고 하면 떠오르는 게 거의 없다. 서양 악기라면 한 번쯤 배워본 적도 있겠지만 우리나라 국악기는 이름조차 헷갈린다. 그러나 국악에 관심을 쏟으며 국악기를 체계적으로 배우고 연주하는 학내 동아리가 있다. 오선지보다 우리 고유의 악보 정간보를 보는 게 더 편하다는 그들, 국악연구회다.
국악 연주 동아리의 시작은 83년도에 창설된 인사캠의 ‘대동악회’다. 이후 자과캠에서 ‘다스름’이 창설됐고 지금은 함께 국악연구회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인사캠에서 약 20명, 자과캠에서는 10여 명의 학우들이 국악의 매력에 빠져 있다. 그들이 느끼는 국악의 매력도 다양하다. 대동악회 회장 김서연(경영10) 학우는 국악기의 아름다운 소리에 이끌려 국악을 시작했다고 한다. “국악기는 서양 악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리를 내기가 어렵지만 그만큼 소리를 내면 성취감도 강해요”라고 설명한다. 손건식(러문10) 학우는 국악의 매력으로 자기 수양적인 면을 꼽는다. “예전부터 선비들은 악기를 하나씩 즐겨 다뤘다고 해요. 맑은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등 자기 수양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죠”
국악연구회는 국악 중에서도 느리고 변화가 적은 만큼 기품이 있는 정악을 다룬다. 정악의 이런 고상한 성격은 과거에도 사랑받아 궁중음악의 일부로 사용되고 사대부들이 즐겨 연주했다고 한다.
국악연구회에서 다루는 국악기는 △가야금 △거문고 △단소 △대금 △소금 △피리 △해금이다. 국악연구회에서 악장으로 활동 중인 백원섭(법학06) 학우는 “국악기들은 예전부터 이어져 오면서 별다른 개량이 없었어요. 그래서 자연음에 가까운 독특한 소리를 내요”라며 국악기의 특징을 설명했다.
그러나 신입부원들이 자신이 원하는 악기를 바로 연주하는 것은 아니다. 한 학기 동안 단소를 통해 국악에 충분히 익숙해지고 난 후에야 비로소 악기를 선택할 수 있다. 국악기는 소리를 내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곡도 정간보에 표기 되어 있어 국악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정간보를 보는 연습부터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연습은 주로 개인적으로 이뤄지며 일주일에 한 번 씩 합주를 통해 연습하는 시간을 가진다. 또 이화여자대학교의 현역 국악전공자들에게서 일주일에 한 번 악기를 배우고 있다. 대동악회 김 회장은 “국악전공자분들이 깊이 있게 가르쳐 주시고 부족한 부분은 동아리 선배분들이 도움을 주기 때문에 악기를 배우는데 어려움은 없어요”라며 국악기를 배우고 싶은 열정만 있다면 동아리를 통해 어렵지 않게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이렇게 배운 연주 실력을 동아리 부원들은 봄과 가을에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공연에서 보여준다.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 방학 때는 합숙을 가서 악기를 연습한다고 한다. 이번 가을 공연은 다음 달 19일에 있을 예정이다.
국악연구회의 합주 실력은 외부에도 알려져 공연 요청이 들어오기도 한다. 외부 공연은 주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데 악기 자체를 보고 신기해하거나 공연을 위해 입은 한복에 관심을 두는 외국인들이 많다고 한다. 하지만 느리고 변화가 없는 정악을 지루해하는 사람들도 있어 국악연구회는 자신들이 직접 창작한 곡들을 연주하기도 한다.
화려한 국악연구회의 공연 뒤에는 그들의 숨겨진 고충이 있다. 부피가 큰 악기를 가지고 함께 모여 합주를 할 만한 공간이 없어 매번 장소를 빌리느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또 신우정(화공10) 다스름 회장은 “이공계열 분들은 문과계열 학우분들에 비해 국악에 대한 관심이 더 적은 것 같아요”라며 신입부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그러나 국악연구회는 이러한 고충보다는 국악을 연주하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동방에 있는 악기로 연습하다 보면 저만의 악기가 갖고 싶어져요”라며 국악기의 매력을 강조한다. 조선 시대의 왕과 사대부들은 어떤 음악을 즐겼을지 궁금하다면 국악연구회의 연주를 들어보라, 국악기의 음색에 금방 빠져들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