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오상 편집장 (osyoo@skkuw.com)

확성기와 앰프 소리가 요란하다. 굳이 창밖을 내다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매년 치러지면서도 매년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학내 선거철이 다가온 것이다. 작게는 학과 학생회장 선거부터 단과대 학생회까지 시끌시끌하다.
취재를 하다보면 이를 두고 귀찮다거나 너무 시끄럽다는 의견이 적지 않게 들려온다. 굳이 취재랍시고 돌아다니지 않더라도 그 정도 의견은 어디서도 들을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많은 학우들이 아직까지 이 시끄러움을 좋게 봐준다는 것이 필자에게는 위안으로 다가온다.
이 시끄러움은 학내 정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아직까지 학생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의지를 피력할 당찬 후보들이 있다는 뜻이고 학생 스스로도 학생 자치가 유명무실 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릴 수 있는 소중한 소리다.
각 단과대 학생회 후보로 나온 선본들은 모두 각자의 공약들로 빽빽한 피켓을 들고 있다. 학생 사회가 조금 더 나아질 수 있도록 자신들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모습은 매년 보면서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걸 평가하고 선택하는 유권자들도 대단한 것은 마찬가지다.
다만 아쉬운 것이 하나 있다면 이번에도 대다수의 선거가 단선으로 치러진다는 것이다. 수년 째 단선으로만 꾸려지는 학생회가 있는가 하면 경선으로 치열하게 선거전이 이뤄지는 학생회도 많았다. 올해는 조금 더 심화됐을 뿐이다.
단순히 후보에 대한 찬반으로만 나뉘는 단선은 학생자치의 어두운 그늘로 항상 지적받아왔다. 매년 고쳐보자 말도 많았다. 그러나 학내 정치에 대해 점점 무관심해지는 것을 쉽게 막을 수는 없는 것 같다. 다른 곳에서만 경쟁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학생 자치에서도 경쟁과 발전이 절실하다. 그럼에도 계속되는 단선은 마음 한 구석을 찝찝하게 만든다.
감사원에서는 대학 등록금 감사의 중간발표를 발표했고 어느 공립대의 반값 등록금 발표로 인해 대학가 상황은 어느 때보다도 요동치고 있다. 대학가 여론은 술렁이고 있고 캠퍼스 내 여기저기서 작지만 열띤 토론이 벌이지기도 한다. 선거철을 맞아 이런 상황은 피선거권자나 유권자 모두에게 위기이자 기회로 다가올 것이다.
우리 학교 총학생회 선거운동기간이 오늘부터다. 수년간 바람 잘날 없었던 그 총학생회 선거철이 다가왔다. 그런데 이번엔 정말 오랜만에 3개의 선본이 출사표를 던졌다. 각자 하고 싶은 말이 있고 학우들에게 제시하고 싶은 비전이 있을 것이다. 다양한 선본이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유권자인 학생들 스스로에게는 좋은 일일 것이다. 이제 그 사이에서의 선택만이 남았다.
수년간 총학생회가 학우들의 신뢰를 받지 못했던 만큼 이번 선거에 대한 학우들의 기대도 클 것이라 예상한다. 수 년 동안 한 번도 예외 없이 구설수에 올랐을 정도로 현재 학생 자치의 위상은 위기에 봉착한 상태다. 부디 이번에 출사표를 던진 모두는 초심을 잃지 않고 자신들의 뜻을 소신 있게 펼쳐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