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경영11)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우리의 모교 성균관대학교에는 문화, 예술, 종교, 스포츠, 학술 등 다양한 분야의 수많은 동아리들이 활동하고 있다. 오늘도 각 동아리들은 각 범주의 활동을 수행하며 대학 문화의 건전한 창달에 이바지하고 있다.
그런데 대학 발전의 차원으로도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할 동아리 활동이 어떤 고질적인 악습에 의해 동아리 활동을 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괴롭히고, 심지어는 동아리에서 나가게 하고 있다. 바로 예전부터 잔존하던 악습인 동아리 내의 군대식 문화이다.
동아리에 따라 다르지만, 이는 후배의 의사를 무시한 음주 강요나 후배에게 90도 인사 혹은 성명 복창을 요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단체기합, 얼차려 등 군대에서나 접할 수 있는 인권침해 행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일부 공연 예술 분과의 동아리에서는 선후배 간 기강을 잡는다는 목적으로 ‘우리 동아리 이외에 다른 동아리 가입 금지’, 선배의 지시에 응하지 않았을 시 ‘엎드려 뻗쳐’ 등의 제재를 가하고 있다. 그리고 한 체육 분과의 동아리에서는 후배가 훈련 시간에 약간 늦었다는 이유로 후배와 같은 기수의 동급생에게 지각한 후배가 도착할 때까지 단체기합을 가한 사례가 있다. 또다른 체육 분과의 동아리는 여름 합숙훈련 중 군대식 점호와 새벽 구보를 실시하기까지 했다.
동아리 활동을 하다가 군 복무를 마치고 복학한 일부 예비역들이 고(高)학번이 되어 동아리 내에 이러한 악습을 전파하며, 후배들에게도 자신의 방식을 따를 것을 강제하여 이러한 악습이 동아리 대대로 내려오도록 조장하고 있다. 해당 동아리들 내의 일부 고학번들은 이러한 문화가 선후배와 동기간의 우애를 다지고, 동아리의 가족의식을 더욱 끈끈하게 해준다고 항변하고 있다.
물론 개인주의가 점점 세를 넓혀가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동아리와 같은 공동체를 갖는다는 것,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을 취미가 맞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은 개인주의 이상의 공동체적 가치와 기쁨을 가져올 수 있는 소중한 일이다.
그러나 후배들을 잘 통솔하고, 동아리를 위한다는 명분이 군대식 사고에 취해 어긋난 방향으로 변질된다면 동아리에나, 동아리를 사랑하는 이들에게나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엄연히 자기 주체성을 지닌 성인(成人)들이 공부하는 지성의 전당인 대학에서 이러한 일은 더 이상 벌어져서는 안 된다. 동아리를 아끼고 사랑하는 고학번 선배들의 각성을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