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초롱 (인과계열11)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진작에 동은 텄는데
희므레한 달이 여직까지
겨울 아침 물빛 하늘 언저리
아슬히 걸려있다고,
제 때를 모르는 미련처럼 말이에요
제 몸 위에 음각된 그리움
가만히 품어 버리고는,
서리 같은 달무리 둘러
해가 뜨고 날이 밝아오는 것 쯤
개의치 않는다며 웅크린

자꾸 뜯어낸 상처딱지마냥
아물지 않는
낮 달

 

당선소감

부끄러운 시가 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썼던 일기장을 들추어보다가 김용택 시인의 시 중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라는 구절을 적어놓은 것을 보았습니다. 그 한 구절이 그 때의 일과 감정들을 다시 떠올리게 해주었습니다. 그 때의 금방이라도 넘치고 깨져버릴 것 같은 나를 조금 멀찍이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 시를 적은 이유는 지금의 내가 그 때의 감정을 잘 정리정돈 하였는지 시험해보기 위함이었습니다. 이 시험에서 통과 한 후에야 그 사람을 다시 볼 수 있을 용기가 생길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이 시에서의 새벽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미처 말리고 다듬지 못한 감정이 많습니다. 이토록 유약한 시였기에 부끄럽고, 아직 시험을 잘 치러내지 못 한 것 같아 부끄럽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시를 쓸 수 있게 해 주었던 그 때의 나에게, 그 사람에게 고맙고, 부족한 시를 선정해주신 성대신문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