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대학 연합 심리학 학술제 열려… 도덕성·이상형 중심으로

기자명 김은진 기자 (eun209@skkuw.com)

지난 3일, 중앙대 법학관에서 5개 대학 심리학과 연합학술제가 열렸다.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중앙대 학생들이 참여한 이 학술제는 상대적으로 인원이 적은 심리학과 전공생들의 열세를 극복하고 대학 간 교류를 도모하기 위해 개최됐다. 이를 위해 지난 3개월 동안 5개 대학의 60여 명의 학부생이 학술제를 기획하고 연구 주제에 맞춰 실험을 진행했다. 학술제에서는 ‘인간의 이중성’이란 주제로 6개의 조가 각 세부적인 연구 주제를 선정해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중 가설이 실험을 통해 명확한 결론을 도출해낸 두 가지 연구가 있었다.

조별 과제에서 드러나는 이중성
우선 1조의 연구 주제는 양심과 도덕성에 관한 이중성으로 구성원의 역할에 따라 행동 양식이 변하는 이중성에 초점을 맞췄다. 실험은 6명의 피험자가 한 번씩 리더를 맡으며 주어진 상황을 협력을 통해 해결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1명을 제외한 모든 피험자는 조장일 때 참여도가 가장 높은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피험자들에게 ‘역할이 과제의 참여도에 영향을 미치는가?’라고 질문했을 때 4명의 피험자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또 ‘조별 과제 참여도를 도덕적 문제와 연관 지을 수 있느냐’라는 질문에 단 1명을 제외한 다른 피험자들은 말을 돌리거나 판단을 유보했다. 즉, 역할에 따라 낮은 참여도를 보였음에도 역할이 과제의 참여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모습을 실험자들은 이중적인 모습이라 결론 내렸다.
그럼 이중적인 모습은 어떤 결과를 낳을까. 이중성은 도덕적 합리화 과정을 통해 도덕적이지 않은 행동까지 이어질 수 있다. 도덕적 합리화란 한 개인이 도덕적 규칙을 어기지 않았다고 스스로를 설득하는 인지적 과정을 말한다. 이에 따라 실험자들은 도덕적 합리화를 막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도덕적 합리화를 야기하는 이유인 소속감 결여를 감소시키기 위해 조원들의 결속력을 사회적으로는 구성원들의 소속감을 높여주는 방안이 있다. 또 도덕적 합리화는 집단과 개인의 방향성 차이 때문에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의 행동이 집단 전체의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명히 제시하는 방안이 있다. 예를 들어 무리한 승차로 인해 열차 출발시간이 2분 늦어지고 계속 연착되는 상황을 알려주는 공익 광고가 있다. 이는 개인의 행동이 집단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정확히 알려줌으로써 개인의 비도덕적 행동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이상형과 실제 애인의 차이
또 다른 조에서는 ‘어쩌다 너를 : 이상형과 다른 나의 애인에 관하여’라는 주제로 이성을 보는 기준에서의 이중성을 드러냈다. 실험자들은 이성을 선택할 때 같은 특성이라도 그것 하나만 보는 경우와 그것을 다른 특성과 조합해서 보는 경우에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이들은 1차적으로 설문을 통해 이성에게 호감을 느끼게 하는 특성을 조사했다. 그리고 2차적으로 호감을 갖는 특성과 그렇지 않는 특성을 조합해 20가지 복합적인 특성을 만들어 그 중에서 선호하는 이성을 선택하게 했다. 첫 번째 조사 결과 남녀 모두 성격과 관련된 특성에 가장 높은 호감을 보였다. 그러나 두 번째 조사에서는 다른 부분에서 호감도가 낮은 특성을 갖고 있지만 외모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특성을 가진 이성을 가장 선호했다.
남성의 경우 귀엽고 몸매가 좋지만 반응이 없고 자신감 없는 이성을 가장 많이 선호했고 여성은 근육 있고 패션센스가 좋으면서 허벅지가 탄탄하지만 우유부단하고 자신감이 없는 이성을 택했다. 반면 성격적으로 선호도가 높지만 외모와 같은 다른 특성의 호감도가 낮았던 이성은 아무도 선택하지 않았다. 즉, 평소 이상형과 실제 여러 특성을 조합했을 때 선택하는 이성 사이에 차이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중성을 보이면서까지 이성을 선택하는 데 외모를 중요시 여기는 이유는 무엇인가. 진화 심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호감이 가는 외모는 △건강함 △우수한 생식력 △좋은 유전자를 드러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귀여운 여자를 선호하는 것 또한 젊음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외모가 이성을 선택하는 데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배우자와 육체적인 관계만 맺으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성의 다른 특성 또한 중요하게 여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므로 △대화가 통하는 △배려하는 △신뢰할 수 있는 특성 또한 매력을 결정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실험을 통해 학부생들은 인간의 본성이라 할 수 있는 이중성에 가까이 다가가고자 노력했다. 다소 부족한 점도 있었지만 오랜 사회심리학의 궁금증이었던 이중성에 대해 풀어내고자 했던 심리학도들의 의미 있는 시도였다.